[쿠키뉴스] 송금종 기자 = 코로나 2년차, 비대면이 우리 일상에 파고들었다. 접촉을 최소화한 서비스가 많아졌다. 영화관에서는 자리를 띄어 앉고 서점, 마트에서 계산을 소비자가 직접 한다.
공항서비스도 마찬가지다. 비행기를 탈 때 신분증 확인 절차가 사라질 전망이다. 금융결제원은 한국공항공사, 농협은행과 김포·제주·김해공항에서 손바닥 정맥을 이용한 탑승 수속 간소화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정맥은 사람마다 달라서 본인 인증에 쓸 수 있다. 원리는 이렇다. 정맥 정보는 금결원과 은행에 분산 저장된다. 손바닥을 센서에 인식하면 금결원이 저장된 정보(바이오조각)을 결합해 본인 여부를 확인한다. 대한민국 국민만 해당한다.
지난 11일 김포공항에서 서비스를 체험했다. 정맥 등록은 공항에 비치된 ‘셀프기기’를 이용하거나 직원 도움을 받으면 된다. 농협은행 영업점에서도 가능하다. 기자는 셀프 기기를 썼다.
과정은 동의서 작성과 서명, 신분증 스캔, 휴대폰 인증, 사진촬영, 정맥인증 순이다. 촬영을 위해 마스크를 벗어야 하고 손바닥을 센서에 땠다, 붙이기를 네 번 해야 한다.
잠깐이지만 방역수칙을 어겨야 해서 조금이라도 지체했다간 따가운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손 소독제가 필요해보였다. 사진 속에 낯선 이가 함께 찍히는가 하면 반사된 빛에 촬영이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한 시민은 “사진촬영이 잘 안 된다. 조명 때문인지 얼굴 인식을 잘 못하더라”며 “어렵진 않았는데 촬영이 왜 안 되는 지 이유를 설명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불편한 점 없었고 등록도 잘 된다”면서 “사진촬영도 괜찮았는데 뒤에 사람들이 비치면 좀 불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막힘없이 진행하니 10분가량 소요됐다. 끝은 아니다. 임시 등록 상태라 게이트에 가서 신분증 확인을 한 번 거쳐야만 최종 등록 완료된다. 모바일 탑승권을 이용한다면 공항공사가 제공하는 QR코드(농협원패스)를 생성해야 한다.
기자는 실물 탑승권을 썼다. 신분증 분실 위험도 없고 손바닥만 대면 끝이라 빠르고 편했다. 다만 도입 초기여서인지 흐름이 원활하진 않았다. 수요 대비 공급이 많아서다. 대기가 길어서 차례를 한참 기다렸다.
김포공항은 정맥 등록자 전용 게이트와 비 등록자 게이트를 구분해서 서비스하고 있다. 신분증을 꺼내야 하는 비 등록자 게이트는, 이용이 적은 대신 흐름은 빨랐다. 정보 등록을 기다리다가 포기하고 대열을 이탈하는 이도 많았다. 병목현상 해소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공항 안내직원은 “편하긴 한데 여행을 자주 가는 게 아니라면 정맥 등록 굳이 안 해도 된다”며 “평소처럼 신분증이랑 탑승권 보여주는 게 더 빠르다”고 말했다.
정맥 인증 서비스는 금융권 생체정보 인증서비스를 비 금융권에 도입한 첫 사례다. 금결원은 결제·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인프라를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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