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환의 길...멋 따라 맛 따라] 섬 속의 섬 가파도

[신형환의 길...멋 따라 맛 따라] 섬 속의 섬 가파도

- 돌담, 청보리, 해안 절경 등 ‘일품’
- 선인장 군락지, 마을길 돌하르방 포토존 등서 사진 ‘찰칵’
- 가파도 인근 ‘추사 김정희 유배지’ 들러 역사 공부하기는 '덤'

신형환(성숙한사회연구소 이사장, 경영학 박사)

기사승인 2021-06-19 12:40:22
신형환 이사장
제주도 서귀포시 운진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10분 정도 가면 가파도에 도착할 수 있다. 가파도는 해발 20미터를 넘지 않는 가오리 모양의 섬이다. 몇 년 전 가파도에 갔을 때 돌담, 청보리, 해안 절경 등이 기억에 남았다. 4킬로미터가 조금 넘는 가파도 올레길 10-1 코스를 90분 정도 여유롭게 걸으며 산책을 할 수 있다. 걷기가 조금 힘이 든다고 생각하면 자전거를 타고 돌아보는 것도 좋다. 바람도 쉬어가는 가파도에서 여유로움과 한적함을 누리면서 힐링을 하면 좋다. 

청보리 축제는 매년 봄에 열린다. 보리를 수확하는 시기라서 노랗게 익어가는 보리의 모습이 아름답게 보였다. 선착장에서 제주 본섬이 한 눈에 보이는 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가다가 보름바위를 지나면 우리나라 최남단 마라도가 가장 잘 보이는 길을 걷다 정자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가파도에는 풍력발전소가 있고 고인돌 유적지가 있으니 한 번쯤 자세히 구경하여도 좋다. 정자를 지나서 가파도 벽화 마을길과 가로수길로 가면 정감 넘치는 그림과 멋있는 나무가 어우러져 보기에 좋다. 가파초등학교와 보리 도정공장이 가로수길 좌우에 있다. 양옆에는 보리밭이 예쁜 길과 보리밭 사잇길이 있어 봄에는 꼭 걸어보길 추천한다. 보리밭 사이기를 걸으며 ‘보리밭’ 가곡을 흥얼거리는 즐거움도 크다.

그 다음에는 옛 집터의 흔적이 남은 예쁜 돌담길을 걸으며 선조들의 지혜와 삶을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가파도 선인장 군락지를 보면서 선인장의 생명력이 엄청나다는 것을 생각하며 인생 100세 시대에 어떻게 하면 건강하고 행복하며 성숙하게 살아갈 것인가를 돌아보았다. 가파도에는 식당 6~7곳, 팬션 또는 민박 8곳, 카페 6곳이 있어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는 데 불편이 없다. 소망전망대에 오르면 주변에 여러 가지 꽃과 관목이 어우러져 보기에 아름답다. 가파도 벽화 마을길 주위에 돌하르방이 있어 포토존으로 이용되고 있다. 일출과 일몰이 가장 잘 보이는 곳이 있었지만 숙박을 하지 않아 아쉬움을 뒤로 하고 가파도를 떠나야 했다. 

점심 식사를 청루봉평막국수전문점(서귀포시 대정읍 일주서로 2215)에서 차가운 메밀막국수와 따뜻한 들깨메밀칼국수를 주문하여 맛있게 먹었다. 가격이 8,000원이었고, 메밀꿩만두는 6,000원으로 가성비가 무척 좋았다. 반찬으로 제공되는 백김치와 겉절이 김치가 너무 맛있어 추가로 3번이나 먹었다. 식당 관리를 무척 잘하고 있어 깨끗하고 이용하기가 편리하였다. 종업원의 서비스 정신도 뛰어났고 인상이 밝아 보기에 좋았다. 

돌담과 바다가 하나 되어 아름다운 가파도 청보리 가는 길. 사진=서귀포시.

가파도의 제주올레 10-1코스. 사진=서귀포시.

식사 후에 추사 김정희 유배지로 가서 역사 공부를 하였다. 추사는 유배를 와서도 학문을 게을리하지 않고 후학을 가르치는 일에 최선을 다하여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선생은 많으나 스승이 없다’는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는 교육계를 생각하며 나 스스로 존경받는 교수였는가를 돌아보게 되었다. 나를 따르는 제자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제자 중에서 성숙한 사회연구소의 취지에 공감하여 매월 회비를 내주는 제자가 생각났다. 추사와 함께 교류했던 사람들의 인품이 어떠했는가를 살펴보면서 성숙한 인간관계를 위해 내가 먼저 배려하고 노력해야 하겠다고 다짐했다. 추사의 붓글씨를 직접 보면서 석전 황욱 선생님의 독특한 서체가 떠오기도 하였다. 외국인 관광객이 의외로 추사 김정희 유배지를 많이 찾고 있었다. 한민족 5000년 역사가 자랑스러워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이곳을 잘 찾지 않는 내국인이 많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가까운 곳에 산방산탄산온천이 있어 피로를 풀 수 있다. 이번에는 산방산과 산방사를 가지 않았다. 경사가 심한 계단이 많고 날씨도 더워서였다. 전에 산방사에서 바라본 바다가 한 없이 넓게 보였다. 민박 숙소 근처에 화순탕이란 목욕탕이 있어 매일 편리하게 이용했다. 요금은 4,000원으로 옛날 목욕탕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 목욕탕도 예외 없이 이용자 명단과 전화번호를 적고 있었다. 코로나 시대에 대다수 국민은 코로나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었지만 몇몇 사람들은 마음대로 행동하며 감염을 확산시키고 있어 아쉽다. 제주도 여행을 골프보다는 올레길 걷기와 섬속의 섬 여행을 하면서 여유를 느끼며 맛과 멋을 즐길 수 있기를 소망한다.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
최문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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