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KBS 시청자권익센터에 따르면 전날 한 시청자가 '황정민 뮤직쇼에 나온 퀴즈의 문제점'이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황정민 뮤직쇼의 애청자라고 밝힌 A씨는 전날 방송에서 나온 퀴즈 내용을 두고 "너무 놀랐다"고 밝혔다.
이 퀴즈는 최근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새우튀김 환불 갑질 논란에 대한 것이다.
지난 20일 MBC 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달 7일 고객 B씨는 서울 동작구 분식집에 쿠팡이츠로 주문을 했다. 이 고객은 주문 다음날 새우튀김 3개 중 1개가 색깔이 이상하다며 환불을 요구했다.
하루 지난 음식의 환불 요구에 점주가 새우튀김 1개만 환불해주겠다고 답변하자 B씨는 비방 리뷰, 별점 1개를 남겼다. 이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던 점주는 쿠팡이츠 고객센터와 통화 중에 뇌출혈로 쓰러져 3주 뒤 세상을 떠났다.
A씨에 따르면 이날 라디오 진행자는 "배달앱을 통해 한 손님이 분식배달을 시켰고, 그 가운데 한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아 식당 주인과 싸워 결국 식당 주인이 사망한 사건. 과연 이 메뉴는 무엇인가"라고 퀴즈를 냈다. 진행자는 보기로 삶은 달걀과 새우튀김, 순대 염통을 냈다.
당시 진행자는 퀴즈 정답을 밝힌 후 "퀴즈로 내도 되는 사안인가 많이 망설였다"면서 "이렇게 퀴즈를 통해서라도 많은 분들이 이 내용을 알고 관심 가져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취지를 전했다.
A씨는 "화장품 선물세트를 걸고 객관식 1, 2, 3번 중 맞춘 청취자에게 선물을 주는 퀴즈"라며 "정담과 선물 당첨자를 발표하면서 진행자도 이 퀴즈를 내는 것이 옳은 것인지 고민했으나 많은 사람이 더 많은 관심을 갖기 위해 이 문제를 퀴즈로 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소식을 전날 뉴스로 들었다. 아내를 황망하게 떠나보낸 남편이 눈물로 인터뷰하던 모습이 기억난다"며 "그런데 국민들의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는 명분하에 이 슬프고 아픈 소식을 퀴즈의 한 소재로 사용한다? 많은 사람들이 상품을 타기 위해 이 문제를 맞추는 게 과연 국민의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는 취지에 맞는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A씨는 "누군가에게는 평생 동반자였던 아내고 누군가에게는 하나뿐인 귀한 어머니"라며 "아직 유가족들은 그 상처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신나는 음악과 웃음이 넘치는 프로그램에서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차라리 이 소식을 전하며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는 것이 청취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아쉬워했다.
누리꾼들도 "문제 낼 게 따로 있지 어처구니가 없다" "공감 능력이 부족했다" "이 문제가 가볍고 우습나" "공영방송이 이렇게 방송하다니" 등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KBS 관계자는 이번 논란에 대해 "선한 의도로 시작했다"며 불편을 느낀 분들에 당연히 사죄드려야 한다. 세심하게 살피지 못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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