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성매매집결지 ‘선미촌’ 대체재로 남부시장 ‘선화촌’ 팽창

전주 성매매집결지 ‘선미촌’ 대체재로 남부시장 ‘선화촌’ 팽창

전주시, 선미촌 정비에 남부시장 선화촌으로 성매매 몰려
지역민들 “성매매 방치하는 다가동은 전주시 아닌가” 분통
노후 숙박업소 쪽방촌서 성매매 ‘화재위험 무방비’

기사승인 2021-06-24 10:30:41
전주시의 서노송동 성매매집결지 ‘선미촌’ 정비에 따른 풍선효과로 성매매가 크게 늘고 있는 남부시장 다가동 일대 ‘선화촌’ 

[쿠키뉴스] 김영재 기자 =전북 전주시청 뒤편 서노송동에 자리한 대표적인 성매매집결지 선미촌이 정비되면서 남부시장 인근에 위치한 또 다른 성매매집결지 다가동 선화촌에 불법 성매매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부시장 주변 선화촌 성매매 업소에 성 매수자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데는 전주시의 선미촌 정비사업에 따른 풍선효과로 다가동 일대가 성매매 집결지 오명을 쓰게 됐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남부시장 선화촌은 서노송동 선미촌과 함께 수십 년 동안 전주시내에 음성적으로 둥지를 튼 불법 성매매 숙박업소가 운영돼왔다.

행정구역상 완산구 다가동 1가, 2가, 전동 3가 세 곳이 접해 있는 선화촌에는 현재 70여개 크고 작은 업소에서 성매매 영업 중이다.

선화촌 성매매 영업장 방 한 칸 크기는 평균 1.5평~2평대 쪽방으로 나눠져 환경이 매우 열악하고 대부분 무허가 건물로 화재 위험도 크다.


소방도로 확보도 어려운 상태인 좁은 골목 안에는 시멘트 벽돌과 판넬로 지어진 50여년 이상 노후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 인명 사고로 이어질 우려도 크다.

선화촌 인근에 도내 가장 큰 규모의 전통시장인 전주남부시장과 풍남문, 전라감영, 한옥마을 등 관광명소가 많아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왕래가 많은 지역인데 후미진 골목길에 운집한 성매매 업소에 눈살을 찌푸리는 이들도 많다. 

주민들도 선화촌 골목은 지날 때 남성의 경우 대낮에도 옷소매를 잡아끌고 통행 차량에도 손을 들어 호객행위를 벌이고 있어 강한 거부감과 불쾌감을 호소했다.  

전주남부시장 인근에 자리한 성매매집결지 선화촌  

선화촌이 선미촌을 대신해 전주의 대표적인 성매매집결지로 자리하게 된 데는 김승수 전주시장이 지난 2014년 취임하면서 선미촌 정비사업을 통해 ‘서노송예술촌’이라는 이름으로 도시재생사업을 벌이면서 성매매 여성들과 성 매수자들이 선화촌으로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김승수 시장이 최대 치적 사업으로 손꼽는 선미촌 정비사업에는 2015년부터 13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성매매업소 건물을 매입, 한때는 백여 곳에 이르던 성매매업소가 대부분 문을 닫고 현재 3곳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미촌 정비로 선화촌에 불법성매매 수요가 몰리면서 전주시 보건행정에도 불신이 가중되고 있다. 

선화촌을 찾는 성매수자들은 최근 꾸준히 늘고 있지만 전주시는 성매매 종사자 명단과 정확한 인원 수 파악도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감염병 예방을 위한 보건행정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9조에는 ‘성매개 감염병 예방을 위해 종사자의 건강진단이 필요한 직업에 종사하는 자는 관련 건강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성매매 종사자는 보건소를 방문해 최소 3개월에 한 번씩 검진을 받아야 한다.

선미촌이 정비되기 시작하면서 선화촌, 오피스텔, 원룸, 주택가 등으로 성매매 업소가 숨어들면서 관리 단속도 더 어려워졌다. 

오래된 숙박업소가 쪽방촌을 이뤄 밀집된 선화촌 골목길

실제 지난 2016년 선미촌 정비가 시작된 지 1년 6개월 만에 전주지역 오피스텔과 주택가 등에서 성매매를 알선한 일당이 검거되고 4천여명에 달하는 성매매 장부가 발견되면서 음지로 숨어든 불법성매매 현실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전주남부시장 한 상인은 “선미촌 정비가 시작되면서 선화촌도 곧 정비계획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계획을 듣지 못했다”며 “선화촌이 여전히 성매매집결지로 알려져 있고 게스트하우스 형식으로 건물을 빌어 음성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미촌과 같은 정비 대책이 선화촌에는 없고 게스트하우스 형식으로 개발해 양성화 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져 낡은 무허가 숙박업소 가격만 턱 없이 오르고 있다”면서 “다가동 주변 선화촌은 전주시가 아닌지 김승수 시장에게 묻고 싶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또 “김승수 시장은 선미촌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화시켜 거버넌스 지방정치대상 수상 한 것에 대한 홍보는 대대적으로 펼치면서 선화촌과 같은 낡고 위험한 장소에서 지속적으로 성매매가 성행하고 있는 부작용은 감추고 있다”고 행정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전북경찰청 성매매단속 관계자는 “선미촌 정비 영향인지는 몰라도 성매매 행위가 갈수록 지능화되고 교묘해지면서 주택가 등으로 파고들어 단속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jump0220@kukinews.com
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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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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