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min] 카카오게임즈 오딘, 그래픽은 참 좋은데…

[30min] 카카오게임즈 오딘, 그래픽은 참 좋은데…

기사승인 2021-07-02 16:39:56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하루에도 수십 개의 신작 모바일 게임이 쏟아지는 세상이다. 골수 게이머가 아닌 라이트 유저의 경우 출시된 모든 게임을 플레이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근 모바일 게임의 흥행 여부는 30분 플레이 후 판가름 난다고 한다. [30min]에서는 쿠키뉴스가 최소 30분 동안 신작 게임을 플레이하고 받은 간략한 인상 등을 소개한다. 

카카오게임즈의 신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이 지난 29일 출시됐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어플리케이션(앱) 통계 사이트인 게볼루션에 따르면 오딘은 2일 기준으로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인기 게임 순위에서도 양대 마켓 1위를 기록 중이다. 서버 대기열이 해소되지 않아 수차례 서버를 증설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카카오게임즈는 출시에 앞서 오딘에 대해 ▶언리얼 엔진4와 3D 스캔, 모션 캡처 기술을 사용한 최고의 그래픽 ▶북유럽 신화의 세계관 ▶로딩 없이 즐길 수 있는 오픈월드 ▶캐릭터 간 유기적 역할 수행 ▶폭발적 전투 쾌감을 선사하는 대규모 전쟁 등을 강조했다.

이 가운데서 게이머의 마음을 사로잡은 요소는 무엇이었을까. 
드넓게 펼쳐진 필드를 바라보면 감탄이 나온다.


북유럽 정체성 담은 그래픽, 감탄만 나와

수려한 그래픽은 오딘만의 경쟁력이다. 클래스 선택 화면부터 다채로운 색감과 모델링으로 눈길을 사로잡더니, ‘미드가르드’에선 끝없이 펼쳐진 초록 벌판을 보여주며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필드 지천에 깔린 몬스터들도 허투루 만들어진 것이 없다. 각기 다른 피부의 질감 표현은 물론이고 신체가 절단되거나 피가 튀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표현 돼 몰입을 높인다. 과거 북유럽 특유의 원시적면서도 거친 느낌이 곳곳에서 묻어나 만족스러웠다. 

각 지역마다 달라지는 색감 표현도 인상적이었다.

오딘에는 미드가르드, 요툰하임, 니다벨리르, 알브하임 등 네 개의 필드가 존재하는데, 각각 고유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미드가르드가 초록 벌판을 배경으로 한다면, 요툰하임은 척박한 땅에 마련된 대리석 광산의 칙칙하고 빛바랜 색감이 전반을 차지한다. 

함께 오딘을 플레이 한 기자의 지인은 “그래픽과 비쥬얼은 한국 게임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최상급이다. 그로테스크한 몬스터 디자인도 나쁘지 않다”며 “특히 거인족 모델링은 북유럽 신화 느낌이 물씬 났다. 디자인팀이 정말 열일을 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몬스터가 분해되는 연출이 인상적이다.


렉은 걱정하지 마세요… PC 버전에서만!

이러한 높은 품질의 그래픽임에도 불구하고, 오딘은 수준급의 최적화를 자랑한다. 

특히 PC 버전의 최적화가 상당히 좋다. 오딘은 크로스 멀티 플랫폼으로 PC와 모바일에서 모두 즐길 수 있다. 기자는 PC 버전으로 오딘을 시작했는데, 게이머들이 몰리는 광장이나 사냥터에서 끊김 현상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맵과 맵 사이를 이동할 때 로딩이 없는 ‘심리스 기술’을 사용하는 등, 트래픽이 과도하게 발생하는 시스템을 배경으로 한 게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놀랍다. 기자의 지인은 컴퓨터 사양이 오딘의 권장 사양에 미치지 못했지만 최고 수준의 그래픽 옵션으로 별다른 프레임 드롭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UI(유저인터페이스)도 만족스러웠다.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는 여타 모바일 게임은 모바일 기기에 맞춰 제작된 UI를 PC 버전에서 사용해야 해 불편함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오딘은 UI 크기가 PC 버전에 맞게 설정 돼 있고, 단축키 지원 덕에 조작과 스킬 사용 등도 어렵지 않았다. 

다만 PC 버전의 플레이 환경이 만족스럽다보니, 오딘을 굳이 모바일로 플레이해야 될 필요성을 느끼긴 힘들었다. 기자는 ‘갤럭시 s10e’ 기종을 사용 중인데 간헐적으로 프레임 드롭이 일어났고, 인파가 몰리는 곳에선 가끔 조작이 힘들 정도였다. 발열도 상당히 심해 모바일로 게임을 함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픽 품질 등도 PC 버전과 비교하면 뒤처져 매력이 떨어졌다. 
미드가르드 마을을 돌아다니다보면 보물상자를 발견할 수 있다.


오픈월드는 언제 즐기나

다만 오딘은 콘텐츠적인 면에선 높은 점수를 주긴 힘든 게임이다. 

로딩 없이 어디든 마음 내키는 대로 갈 수 있는 오픈월드 시스템을 강조했지만, 오딘의 초반 콘텐츠는 단조로운 퀘스트와 사냥으로 이어지는 한국형 MMORPG의 전통 문법을 탈피하지 못했다. 메인퀘스트를 진행하면서 레벨별로 허용되는 지역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지루함을 느낄 게이머도 적지 않을 듯 보였다. 오딘만의 콘텐츠를 찾기 힘들어 ‘북유럽 신화로 포장한 양산형 게임이 아니냐’라는 일각의 신랄한 지적도 나온다. 

오픈월드를 즐길 수 있는 요소도 부족했다. 출시 전 광고 영상에선 드래곤 등 탈 것을 이용해 광활한 필드를 자유롭게 탐험하는 모습을 그려냈지만, 실제 플레이에선 활강만 가능해 하늘에서 필드를 굽어 살피는 건 불가능했다. 이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기자는 공중 탈 것을 획득한 뒤 점프대에서 수차례 뛰어내리고서야 비행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딘이 오픈월드의 매력을 더하려 도입한 ‘탐험 요소’도 아쉬움을 덮기엔 모자랐다. 오딘에서는 ‘벽타기’를 이용해 지형지물을 자유롭게 탐색하다보면 보물 상자를 얻을 수 있다. 상자에서 전투력과 밀접하게 연관 된 ‘아바타’와 ‘탈 것 소환권’ 등을 얻을 수 있도록 해 적극적인 탐험을 유도했다지만, 아직까지 메인 콘텐츠라고 보기엔 힘든 구석이 있다. 보물상자가 나오는 장소도 무작위가 아니라 매력을 떨어트린다. 
오딘에 존재하는 아바타 시스템. 낮은 확률로 얻을 수 있는 신화등급까지 존재한다.


기시감 느껴지는 BM, 독하지는 않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를 떠오르게 만드는 비즈니스 모델(BM)도 아쉬움을 더한다.

오딘에서는 소위 ‘리니지류’와 마찬가지로 직업군의 아바타가 존재하고, 탈 것 등이 전투력에 영향을 미친다. 경험치와 골드를 추가 획득할 수 있는 ‘아인하사드’와 유사한 아이템(미미르의 지혜)도 확인할 수 있다. 빠른 사냥과 레벨업을 통한 PvP(유저 간 대결)이 핵심 콘텐츠인 만큼, ‘페이 투 윈(pay to win)’에 대한 거부감이 높은 게이머들에겐 긍정적인 평가를 받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딘의 경우 ‘리니지류’처럼 마냥 독한 BM은 아니라는 것이 게이머들의 중론이다. 대표적으로 오딘에는 ‘장비 뽑기’와 ‘스킬 뽑기’가 없다. 파티 던전을 통해 장비 파밍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무소과금 유저들을 배려했다. 컬렉션 시스템이 있어 재화를 투입한 유저들이 앞서 나가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이에 대한 거부감만 없다면 게임을 즐기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 플레이 소감

그래픽 : 수준급의 품질, PC 버전은 최적화도 완벽.

스토리 : ‘북유럽 신화’ 느낌이 물씬 나는 보스들. 성우들의 풀 더빙으로 몰입도는 업! 다만 스토리를 풀어내는 방식이 ‘샤낭-퀘스트’ 반복이라 단조롭다.

액션 : 타격감은 나쁘지 않다. 회피 기능 없는 수동 전투는 개선 필요.

▶ 별점과 한 줄 평(5점 만점)

3.5점. 그리 성공적이진 않았지만 오딘만의 정체성을 살리려 노력한 게임.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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