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쿠키뉴스] 하중천 기자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
이는 지난 6월27일 강원도 내 한 고등학교에서 투신해 목숨을 잃은 A군 부모의 간절한 호소다.
A군 부모는 지난 6일 “둘째 아들의 사망은 명백한 사이버 폭력 및 집단 따돌림, 교사의 무관심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사건”이라며 해당 내용을 국민청원에 게시, 현재 청원 참여자가 5만명을 넘어섰다.
이어 “초등·중학교 시절 누구보다 밝고 활동적이며 친구들이 많은 아이였다. 전 담임선생님도 도대체 지난 몇 개월 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며 비통해 하고 있다”며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극심한 갈등을 방치하는 교내문화와 그것에 적극 대처하지 않는 학교의 부작위다”고 주장했다.
또 “사소한 오해에서 비롯된 일로 친구들은 저희 아이를 저격하는 글을 인터넷에 유포했고 동시에 기숙학교 내 모든 학생들이 알도록 소문을 냈다”며 “24시간 함께 생활하는 기숙학교 특성상 소위 ‘은따’를 당하며 홀로 힙겹게 견뎌야 했다”고 말했다.
특히 “가슴 아픈 사실은 사망 2주 전 아들이 자해 시도를 했다. 이를 우연히 알게 된 선배가 본인의 반 담임교사에게 자해를 시도하는 아이들이 있다고 알렸음에도 저희 아들 담임과 우리(부모)에게 자해 사실을 전해주지 않았다”며 “사망 하루 전 담임교사와의 상담에서도 그간 힘든 점을 털어놓았으나 담임교사의 부적절한 대처로 결국 투신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A군 부모는 현재 인터넷에 저격글을 유포하고 학내에 소문을 내는 등 조직적인 괴롭힘과 따돌림을 주동한 학생을 학교폭력으로 신고한 상태다.
해당 학교 측은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고 선생님들이 학교폭력에 대한 내용을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며 “설문조사 내용도 유가족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작성했고 유가족 뜻에 최대한 협조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군 부모는 "우리 아이의 극단적 선택을 막을 3번의 기회가 충분히 있었지만 담임 등 학교측 부작위로 시기를 놓쳤다"며 "학교측에서 진행중인 학폭 조사 결과를 토대로 가해 아이들의 처벌 수위를 정할 수 있을 것 같다. 학교에서 가해 아이들의 잘못을 명백히 밝히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와 떨어져 지내야 하는 기숙형 학교 특성상 학교 규정으로 인해 아이들이 학교생활 자체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았다"며 학생관리 시스템 문제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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