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연금 보험은 가입자가 보험료 전액을 한 번에 납입하고 그 다음달부터 연금 형식으로 매달 보험금을 받는 상품입니다. 연금을 지급받는 구조에 따라 상품은 순수종신형, 상속종신형, 상속만기형으로 나뉩니다.
삼성생명에 소송을 제기한 소비자는 상속만기형 가입자입니다. 상속만기형은 처음 가입 때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면 보험사가 운용수익의 일부를 가입자에게 매달 연금으로 지급하고 만기 때 처음 납부한 보험료 전액을 돌려주는 상품입니다. 예컨대 보험료 1억원을 한 번에 내면 다달이 이자를 받다가 만기 때 1억원을 그대로 받는 것이지요. 보험사들은 ‘금리가 떨어져도 최저보증이율은 보장해준다’고 광고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가입자들이 가입 당시 설명 들었던 최저보장이율에 못 미치자 삼성생명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습니다. 삼성생명은 가입자의 만기환급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납입보험료에서 사업비를 뺀 금액인 순보험료에 공시이율을 적용한 금액 일부를 공제한 후 연금 월액으로 산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가입자들은 약관에 이러한 공제 내용이 명시돼 있지 않았고 보험사의 명확한 설명도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원고들에게 일부 금액을 떼어놓는다는 점을 특정해서 설명하고 명시해야 설명·명시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런 내용이 약관에도 없고 상품 판매 과정에서도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습니다.
삼성생명은 ‘연금계약 적립액은 산출방법서에 정한 바에 따라 계산한다’는 표현이 들어 있고 산출방법서에 연금월액 계산식이 들어 있으니 약관에 해당 내용이 편입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죠.
삼성생명 관계자는 법원의 판결에 대해 “아직 판결문을 받아보지 못했다. 판결문 내용을 면밀히 살핀 후 항소 여부 등 공식 입장을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교보생명도 즉시연금 보험금 소송에서 1심에서 패소했습니다. 세 보험사는 항소해 2심으로 넘어간 상태입니다. 한화,AIA·흥국·DGB·KDB·KB생명의 재판도 이어질 예정입니다.
금융감독원이 2018년 파악한 즉시연금 미지급 분쟁 규모는 가입자 16만명, 보험금은 8000억∼1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생명이 5만5000명, 4300억원 규모고 한화생명 850억원, 교보생명이 700억원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시연금 미지급 분쟁 중 가장 큰 규모에 해당하는 삼성생명의 재판 결과가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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