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감동으로 하나 되다’ ...도쿄 올림픽, 우여곡절 끝 개막

[올림픽] ‘감동으로 하나 되다’ ...도쿄 올림픽, 우여곡절 끝 개막

지난해 3월, 코로나19로 1년 연기 끝에 개막 강행
206개국 선수 1만1000여명 참가... 33개 종목서 승부
최종 성화 주자는 테니스 오사카 나오미 

기사승인 2021-07-24 00:19:37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2020 도쿄 올림픽’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를 뚫고 개막했다.

'감동으로 하나 되다'를 슬로건으로 내건 ‘2020 도쿄 올림픽’ 개막식이 23일 오후 8시(한국시간)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화려한 불꽃쇼를 시작으로 출발했다. 최대 6만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스타디움이지만 코로나19로 관중 없이 소수의 내빈만이 객석을 지켰다.

이번 개회식은 ‘전진(Moving Forward)’이라는 올림픽과 패럴림픽 공통 주제 아래 ‘떨어져 있지만 혼자가 아니다(APART BUT NOT ALONE)’, ‘여기 우리 함께(HERE TOGETHER)’, ‘이제는 빛날 시간(TIME TO SHINE)’, ‘우리 가는 길에 비치는 희망(HOPE LIGHTS OUR WAY)’ 등 연대 의식과 인류의 밝은 미래를 강조하는 소제목들로 구성됐다.

주경기장에 일장기가 올라가는 동안 일본 가수 미샤가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를 부르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기미가요는 욱일기와 함께 일본 제국주의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꼽힌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폐지됐다가 1999년 다시 일본 국가로 법제화됐다.

나루히토 일왕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입장하고 개최국인 일본 국기도 개회식장 안으로 들어왔다. 이때 일장기 앞에는 8명의 어린이가 먼저 들어오고 4명의 운동선수와 장애를 가진 사람, 보건위생 전문가들이 일본 국기를 들고 입장한다. 이후 일본 국가는 일본 가수 미샤와 일본 자위대원 38명이 함께 불렀다. 이후 나무로 만든 거대한 오륜 형상이 무대 위로 올라오며 1964년 도쿄올림픽을 추억하는 시간도 이어졌다.

스포츠를 통해 교육, 문화, 평화 등에서 중요 성과를 거둔 이에게 IOC가 주는 로럴 어워드 시상식이 끝난 이후 개회식의 하이라이트인 선수단 입장이 시작했다. 가장 먼저 스타디움에 들어선 국가는 그리스였다. 근대 올림픽이 처음으로 연 그리스는 전통적으로 올림픽 개회식에서 가장 먼저 입장하고 있다. 그리스 뒤를 난민 대표팀이 따랐다.

103번째로 입장한 한국 선수단. 사진=연합뉴스
103번째로 입장한 한국 선수단은 김연경(배구)과 황선우(수영)가 기수로 나선 가운데 배구·럭비·사격·수영 4개 종목 선수 22명과 장인화 선수단장 등 임원 6명 등 28명이 뒤따랐다. 소규모로 참석한 한국 선수단은 옥색 상의와 흰색 하의로 구성된 단복을 입고 마스크를 착용했다.

한국 선수단이 입장하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윤리위원장에 재선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어 환영했다.

마지막 일본 선수단이 들어오면서 206개국 선수단이 모두 들어왔다. 선수단 입장 후 드론 1824대가 공중에서 도쿄 올림픽의 엠블럼 형상을 만들어 분위기가 고조될 쯤 이매진의 멜로디가 흘러 나왔다.

일본의 스기나미 주니어 합창단이 도쿄 국립경기장 중앙에서 노래를 시작했고, 이후 아시아를 제외한 대륙별 대표 가수가 영상을 통해 차례로 노래를 이어갔다.

바흐 IOC 위원장은 축사에,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대회사에 나섰다.

바흐 위원장은 “수많은 도전 과제를 마주했다. 어마어마한 불안감을 안고 지냈다. 언제 훈련을 재개할지, 다시 코치를 볼 수 있을지, 팀 동료와 함께 할 수 있을지 막연했을 것이다. 심지어 대회 개최도 알 수 없었다”면서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지만 인내심을 발휘하고 포기하지 않아 바로 오늘 올림픽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 여러분이야 말로 진정한 올림픽 선수”라며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나루히토 일왕이 국가 원수 자격으로 직접 개회를 선언한 후에는 선수와 선수 겸 의료인으로 활동 중인 6명이 올림픽기를 들고 걸어 들어와 일본 자원 봉사자, 구급 대원 등에게 인계했다. 올림픽기 계양과 함께 올림픽 찬가가 경기장에 울려퍼졌다.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의 비상과 49개 세부종목을 표현한 픽토그램 공연에 이어 일본 전역을 돈 성화가 경기장으로 입장했다.

일본의 전설적인 스포츠 스타들이 성화 봉송에 가담했다. 남자 유도의 노무라 다다히로와 여자 레슬링의 요시다 사오리를 시작으로 프로야구 대표 선수였던 나가시마 시게오, 오 사다하루, 마쓰이 히데키의 손을 거쳐 의사 오하시 히로키, 간호사 기타가와 준코가 봉송에 임했다. 이후 일본인 최초로 동하계 패럴림픽을 모두 제패한 와카코 츠치다에 이어 후쿠시마 내 6명의 유망주 선수들이 성화를 들고 달렸다.

최종 성화 주자 오사카 나오미(오른쪽)이 성화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종 성화 주자는 일본의 테니스 스타인 오사카 나오미였다. 아이티 출신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오사카 나오미가 계단을 올라 성화에 불을 밝히면서 열전의 공식적인 시작을 알렸다.

이번 대회는 난민팀 포함 206개국 1만10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33개 종목에서 339개의 금메달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원래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때문에 1년 늦게 이날 막을 올렸다. 도쿄올림픽은 대회가 연기될 때만 해도 코로나19를 이겨낸 인류의 위대한 승리를 자축하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 하지만 1년이 넘도록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면서 ‘반쪽 올림픽’이되고 말았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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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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