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Pick] 체르노빌, 대통령 암살… MBC, 올림픽 생중계 ‘대형사고’

[올림Pick] 체르노빌, 대통령 암살… MBC, 올림픽 생중계 ‘대형사고’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 아이티 대통령 암살 등 부적절 사진 사용
방송 종료 직전 자막으로 급히 사과문 띄워

기사승인 2021-07-24 01:27:59
논란이 된 MBC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 사진. 사진=MBC 방송화면 갈무리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MBC가 올림픽 개회식에서 부적절한 자막과 사진을 사용해 논란이다.

'감동으로 하나 되다'를 슬로건으로 내건 ‘2020 도쿄 올림픽’ 개막식이 23일 오후 8시(한국시간)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화려한 불꽃쇼를 시작으로 출발했다. 최대 6만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스타디움이지만 코로나19로 관중 없이 소수의 내빈만이 객석을 지켰다.

중계권을 가지고 있던 MBC도 ‘2020 도쿄 올림픽’ 개막식을 생중계했다.

선수단 입장 순서에서 MBC는 시청자들을 위해 사진과 자막을 넣어 짤막한 소개를 덧붙였다. 한국은 방탄소년단,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사진을 썼고 미국은 타임스퀘어, 자유의 여신상, 금문교 등의 사진을 썼다. 각 나라를 상징할 수 있는 명소나 인물의 사진을 삽입했다.

하지만 24번째로 입장한 우크라이나를 소개할 때 MBC는 대형 사고를 쳤다. 우크라이나 선수단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의 자료화면으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진을 넣었다. 우크라이나 키예프주 북쪽에 위치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는 1986년 4월 26일 원자로 폭발 사고가 발생한 곳이다. 피해자만 40만명으로 추정되는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재난 중의 하나다.

엘살바도르 소개 때는 비트코인을 사용했다. 사진=MBC 방송화면 갈무리
MBC의 기행은 여기서 끝나질 않았다. MBC는 엘살바도르 선수단을 소개할 때 비트코인 사진을 추가했다. 엘살바도르가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채택하기로 결정했으나 현지에서 반대 시위가 일어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여기에 아이티 선수단이 입장할 때 폭동 사진과 함께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문구를 띄우기도 했다. 인류가 스포츠를 통해 평화를 이야기하는 자리에 쓰기엔 적절치 못했다.

이외에도 시리아 선수들이 입장할 때에는 ‘풍부한 지하자원, 10년째 진행 중인 내전’이라고 표기됐다. 마셜제도에는 ’1200여 개의 섬들로 구성, 한때 미국의 핵실험장’이라고 했다.

노르웨이 소개 땐 토막난 생연어를 사용했다. 사진=MBC 방송화면 갈무리
루마니아 선수단 입장 때 영화 드라큘라가 등장하는 이미지를 사용했고, 노르웨이 선수단 입장 때 토막난 생연어 사진을 띄웠다. 이탈리아 선수단에서는 피자 사진을, 일본 선수단에서는 초밥 사진을 넣기도 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MBC를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네티즌들은 “해당 국가를 조롱하는 게 올림픽 정신에 맞는 것인가” “MBC가 공영방송이 맞나” “외교적 결례”라고 비판했다. 특히 체르노빌 원전 사진을 두고는 “우리나라를 소개하면서 삼풍백화점이나 성수대교 사진을 넣은 것과 무엇이 다르냐” “나라 망신이다”는 반응이 나왔다.

결국 MBC는 개막식 생중계가 끝날 즈음 자막을 통해 “오늘 개회식 중계방송에서 우크라이나, 아이티 등 국가 소개시 부적절한 사진이 사용됐다. 이밖에 일부 국가 소개에서도 부적절한 사진과 자막이 사용됐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해당 국가와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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