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 오월동주 넘어 이판사판... '공멸'로 가는 난타전

이재명-이낙연, 오월동주 넘어 이판사판... '공멸'로 가는 난타전

이재명 측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지율 폭등, 무능한 당대표 정권 재창출 위기 만들어"
이낙연 측 "음주운전은 간접 살인이다. 간접 살인 상습범에게 국가를 맡길 순 없다"

기사승인 2021-08-04 16:03:44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연합뉴스

[수원=쿠키뉴스 박진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간의 비방전이 점입가경이다. 지역주의 조장 논란에 이어 '소·닭 공방'까지 이들에겐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듯, 대권만 쟁취할 수 있으면 수단과 방법을 안가리고 상대를 밟고 올라서면 그만인 것처럼 치고받는다. 

지난달 28일 경선 후보들이 페어플레이를 하자며 '원팀 협약식'을 가질 때만 해도 민주당이라는 배는 순항할 듯 보였다. 하지만 오산(誤算)이고 오월동주(吳越同舟)였다. 더 나아가 이제는 서로에게 금도를 넘는 발언으로 배가 산으로 가 결국 '공멸'할 거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난타전의 중심에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있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연일 설전을 벌인다. 주로 상대방에 대한 평가절하다.

지난 2일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가 경기지사 직을 사퇴하지 않고 전국을 돌며 경선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경기도정과 도민은 뒷전이고 자신의 대선 준비에만 한창"이라며, "경기도민 혈세가 선거운동을 위한 주유비로, 차량 유지비 등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에 이 지사 측은 "터무니없는 허위사실"이라고 즉각 반발하며, 3일 이 전 대표 측 수석대변인 오영훈 의원을 당 선관위와 윤리감찰단에 신고했다.

또 이 두 후보는 이 지사의 음주운전 전력과 경기도 100% 재난지원금 지급을 놓고 충돌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음주운전 옹호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이 지사 측 대변인이 사퇴한 사실을 거론하며 "부끄러운 전력은 감춘다고 해서 감춰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음주운전 파문이 거세지자 이 지사는 음주운전 전력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며 일단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재범 의혹에 대해선 "공천심사 때 모든 전과자료를 제출했다"며 일축했다. 하지만 단호한 이 지사의 해명에도 음주운전 파문은 확산될 기미가 보인다. 

민주당 대선 주자인 김두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지사의 음주운전 벌금처벌 전력과 관련해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이 지사의 음주운전 150만 원이 이상하다는 제보가 계속된다"며 "100만원 이하 모든 범죄기록을 공개하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박용진 의원은 범죄기록 공개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 측 역시 "음주운전은 간접 살인이다. 간접 살인 상습범에게 국가를 맡길 순 없다"면서 "국민을 위해 검증에 응하라"라고 작심한 듯 이 지사를 압박했다. 배우 김부선씨 또한 이들 공세에 힘을 실어줬다. 김씨는 SNS를 통해 "이재명 후보가 음주운전 전과 2회 이상이라는 것에 18조 원을 건다"며 "상대 후보들은 이재명 음주전과 기록을 시급히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두 후보간 난타전은 이 지사의 '도민 재난지원금 100% 지급' 문제로 절정에 이르렀다. 지난달 여야정은 소득하위 88% 재난지원금 선별지급이 담긴 추가경정예산을 통과시켰다. 그런데 이 지사는 이 결정에 반해 "도민 100%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경쟁 후보들은 곧바로 이 지사를 공격했다. 포문은 김두관 의원이 열었다. 김 의원은 "경기도와 다른 지역의 주민을 편 가른다"며 이 지사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여기에 이 전 대표 측은 "이미 2조7000억 부채가 있는데 또 빚을 낸다는 것이냐"라며 "경기도민 혈세는 이재명 후보의 곳간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놨다.

"닭 잡는 칼과 소 잡는 칼은 다르다" 이 전 대표가 지난달 30일 이 지사를 낮잡아 한 말이다. 이에 이 지사 측은 즉각 발끈했다. 이 지사 측은 "무능한 당 대표로 정권 재창출에 위기를 만들었다"며 "당 대표 자리는 '소 잡는 칼'을 쓰는 자리다. (이 전 대표는) 서울시장 소와 부산시장 소를 뺏긴 분"이라 힐란했다. 

이어 "이 전대표 시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폭등하고 국민의힘과 당 지지율이 역전됐다"며 "빵점은 좀 과한 표현이지만, 무능한 당 대표로 정권 재창출에 위기를 만들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이 전 대표 측도 또 맞받아쳤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가 자신의 공약 이행률이 95%라고 주장하는 근거를 찾지 못했다"며 "(이것은) 이 지사가 일보다 홍보를 잘 한다는 세간의 평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별로 한 게 없다고 하는데 이건 문 대통령에 대한 디스(비방)"라며 "대통령이 아무 하는 일 없는 총리와 3년간 같이 일했다는 것이냐"며 친문 이미지가 다소 약한 이 지사를 공격했다.

bigman@kukinews.com
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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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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