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조선시대에는 과거시험을 통해 관직에 진출했는데, 문무과에 해당하는 대과(大科)와 생원진사시에 해당하는 소과(小科)가 대표적이다.
대과 합격자에게는 붉은색의 장방형 합격증서인 홍패(紅牌)를 주고 소과 합격자에게는 흰색의 장방형 합격증서인 백패(白牌)를 주었다.
이번에 발굴한 백패는 1453년(단종1) 9월 7일에 발급된 것이다. 이 백패는 조선 개국 이후 폐지됐다가 60년 만에 부활한 진사시에 합격하고 받은 것이기에 더욱 주목된다. 백패의 주인공 김정(金淀)은 진사시뿐만 아니라, 생원시에 합격해 두 개의 백패를 받았다.
1392년 조선 개국 이후 태조는 고려 말 사장(詞章)을 중요시한 데서 오는 폐단을 없애고 경학(經學)을 장려하기 위해 진사시를 폐지하고 생원시만 실시하겠다고 선포했다. 그 뒤 2, 3차례 복구와 폐지를 거듭하다가 단종 1년인 1453년 2월 완전히 복구됐다.
올해로 탄신 580주년이 된 단종(1441~1457)은 매우 비극적인 가족사를 지닌 임금이다. 1452년 5월 12살의 어린 나위로 즉위해 1455년 윤 6월 세조에게 왕위를 양위하기까지 3년이라는 짧은 기간을 재위했다. 즉위 1년만인 1453년 10월 계유정난(癸酉靖難)으로 세조에게 선양하고 1457년 노산군으로 강등됐다가 죽음을 당했다. 이 백패는 바로 그 비운의 단종 재위 기간에 발급된 몇 안 되는 희귀자료인 셈이다.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단종은 재위 기간이 짧았던 만큼 그 시기에 발급된 문서도 극히 소량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번에 발굴된 2점의 자료는 단종 시대 단절된 역사의 조각을 맞추는 귀중 자료가 될 것”이라며 “58만 점의 소장 자료에 숨겨진 희귀문서 발굴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zebo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