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환대출 효과 반신반의…“금리경쟁 부추겨”

은행권 대환대출 효과 반신반의…“금리경쟁 부추겨”

“빅테크 중심으로 설계, 시중은행 큰 이득 없어”

기사승인 2021-08-12 06:02:02
  사진=연합뉴스 제공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비대면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을 놓고 기존 시중은행과 빅테크 간 밥그릇 싸움이 수면 위로 올랐지만 정작 실효성에서도 회의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대면 대환대출은 인터넷이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금융사 간 대출금리를 비교하고, 이자가 더 싼 대출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기존 시중은행 소비자의 신용도를 봤을 때 쉽게 갈아탈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적고, 오히려 은행 간 금리 경쟁만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한 시중은행이 주도로 하는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에 카카오뱅크나 토스뱅크가 빠지면서 두 개의 플랫폼으로 경쟁할 가능성도 커졌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가 주도하고 있는 비대면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와 금융당국은 대출 완화를 자제하라는 시그널을 보냈다”며 “그런데 이제 와서 은행 간 금리 경쟁을 부추길 수 있는 대환대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대환대출 플랫폼은 말 그대로 금융서비스의 ‘아마존’과 같은 것이다. 즉 하나의 플랫폼 안에 기존 시중은행의 금리를 비교할 수 있는 상품을 나열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대출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서비스다. 이는 최근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금융위원회 정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중은행을 이용하는 소비자를 상대로 이 같은 서비스가 효과적일지 반신반의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 은행의 대출 상품 이자 차이는 별 차이가 없고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기존 고객이 갈아탈지도 의문”이라며 “오히려 수수료만 나갈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플랫폼 내 은행의 대출상품에 대한 이자를 비교할 경우 결국 금리 경쟁만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애초 금융당국은 핀테크나 빅테크 플랫폼 위주로 이 같은 플랫폼을 구상했기에 기존 은행은 크게 수혜를 보지 않는다”며 “오히려 금리 경쟁에 따른 ‘제 살 깎아먹기’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사정 탓에 시중 은행은 대환대출에 적용되는 서비스 대상을 중금리 대출로 제한하자고 금융당국에 제안하기도 했다.  중금리대출은 신용점수 하위 50%(4등급) 차주에게 실행되는 비보증부 신용대출이다. 

게다가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축인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시중은행이 주도하는 대환대출 플랫폼에 불참하기로 했다. 결국 핀테크 혹은 빅테크 기업은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이들 기업이 독자적인 대환대출 플랫폼을 구축한다면 결국 기존 은행 중심의 플랫폼은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카카오뱅크와 토스의 월간순이용자수(MAU) 1100만명을 넘어서면서, 국내 금융앱 가운데 이용자 수가 압도적이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