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신용평가업 등 경쟁도 평가 및 진입규제 개선방안’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당국은 발행사 또는 제3자 등의 요청 없이도 금융투자상품 및 발행사의 상환능력을 평가한 후 평가결과를 구독회원(투자자) 등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무의뢰 평가제도’를 도입한다.
기존에는 기업 등 발행사가 신용평가사에 요청했을 경우에만 신용평가가 가능했다. 예컨대 기업이 A신용평가사와 B신용평가사에만 신용평가를 요청하면 C신용평가사는 해당 기업의 신용평가를 할 수 없다. 무의뢰 평가제도를 통해 C신용평가사도 기업의 요청 없이 신용평가를 할 수 있게 되면서 구독회원은 더 많은 평과결과를 볼 수 있게 된다.
또 이해상충방지를 강화한다. 신용평가사 또는 계열사의 영업이나 마케팅 요소가 신용평가 업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이해상충 방지장치를 강화한다. 인가유지 요건을 강화하는 등 신용평가사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도 개선한다.
금융당국이 제도개선에 나선 건 현재 신용평가시장의 집중도가 높기 때문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는 전체인가를 받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와 부분인가를 받은 서울신용평가다. 국내 신용평가시장은 연간매출 1400억원 규모로 주요 3개사가 각각 3분의 1씩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신용평가의 점유율은 매출액 기준 약 2.5% 수준이다.
시장집중도 지수(HHI)는 약 3200으로 상위 3개사의 점유율(CR3)은 약 97.5%다. 공정거래법은 CR3가 75% 이상인 경우 3개사를 독과점적 지위에 해당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한다.
금융당국은 신용평가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신규 신용평가사를 확대하는 것보다 제도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신용평가사를 늘리는 것보다 양질의 신용평가를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랜 평가경험을 축적해 장기간의 평가능력을 검증받는 것이 필요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자가 단기간 내 시장신뢰를 확보하는 게 쉽지 않아 급격한 진입 확대는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현재 인가받은 신용평가사를 대상으로 일정기간 평가역량을 검증한 후 추가 인가여부를 판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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