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두 번 울린 머지포인트" 울분 터뜨린 회원들

"피해자 두 번 울린 머지포인트" 울분 터뜨린 회원들

회사 측 "전금업 등록 후 서비스 재개…90% 환불"
피해자 온라인 모임, 국민청원도

기사승인 2021-08-13 11:59:19
머지포인트 피해자 카페 게시물 캡처.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어차피 (환불) 못 받을 것 같지만 신청 종이만 내고 왔습니다"

'20% 할인'으로 인기를 얻었던 결제 플랫폼 '머지포인트'의 갑작스런 판매 중단에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 수백명이 본사로 몰려들어 혼란을 빚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온라인 카페, 단체톡방을 통해 현장 상황을 공유하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13일 머시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에는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 수백여명이 모였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가입자들로 본사 입구부터 인근 골목까지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일부 가입자들의 말에 따르면 본사를 찾아와 환불합의서를 작성한 사람에겐 충전 금액의 60%(잔여 포인트의 48%)만 돌려줬다. 당초 머지플러스 측은 기존 환불 공지에서 충전 금액의 90%를 환불해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일부라도 환불을 받고자 하는 수백명의 소비자들이 환불 합의서를 작성하기 위해 본사 일대에 몰린 것이다.

온라인에도 다수의 피해자 모임이 만들어졌으며 소비자들은 현재 상황과 환불 방법 등을 공유하고 있다. 실제 일부 환불에 성공한 사람들도 온라인상에 후기를 올리고 있다. 

여기에 본사를 찾기 어려운 일부 소비자들로부터 합의서 대필 문의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머지포인트 피해자 모임 카페와 단톡방에는 피해 인증글이 여럿 올라오고 있다. 생활비를 좀 더 아끼기 위해, 아이들 간식값으로 수십만원의 돈을 충전했다는 소비자부터 900만원 이상이 묶인 경우도 있었다. 

50만원 가까이를 물렸다는 한 소비자는 "머지머니도 내 돈이란 생각에 정말 아껴쓰고 있었다"면서 "이럴 줄 알았으면 맘 놓고 사먹고 필요한 데 쓸 것을 너무 후회된다"고 말했다. 다른 소비자도 "대형 이커머스 업체를 통해 구매해 설마 이런 일이 생길 것이란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환불을 위해 1층 대기줄을 서 있다고 밝힌 한 소비자는 "환불받으러 온 사람들과 기자들만 많고 정직원들은 보이지도 않는다. 피해자를 두 번 울리는 꼴"이라며 "코로나19 상황에 사람들은 다닥다닥 붙어있고 119 구급대원까지 와 있다"이라고 현장상황을 공유했다. 

머지포인트 대표자 편지. 머지플러스 홈페이지 캡처
지난 12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머지포인트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청원글이 올라와 만 하루 만인 이날 오전 11시30분 기준 1만6545명의 동의를 얻었다. 

머지플러스는 약 20% 할인받은 금액으로 상품권 형태의 머지포인트를 구매해 충전한 뒤 현금처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대형마트는 물론 편의점, 커피숍 등 전국 7만여곳의 매장에서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머지플러스가 금융당국에 전자금융업자(전금업) 등록을 하지 않고 모바일 상품권 발행 등의 영업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용자들의 불안이 가중됐다. 

결국 머지플러스는 지난 11일 서비스를 축소 운영한다고 공지했다. 법적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올 때까지 머지머니(충전형 모바일 상품권) 판매와 머지플러스(구독형 할인 서비스)도 일시 중단했다. 

이 업체는 "전금업 등록절차를 서둘러 행정, 절차 이슈를 완전히 해소하고 4분기 내 더 확장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앱을 살펴보면 회사 측은 올해 7월 총 상품 판매량(매출액, GMV)이 424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머지포인트 발행액을 최소 1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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