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교묘한 왜곡” vs 이준석 “딱하다”… 파국 치닫는 국민의힘

원희룡 “교묘한 왜곡” vs 이준석 “딱하다”… 파국 치닫는 국민의힘

‘곧 정리된다’ 발언 진실공방… 원희룡, 녹취록 공개에 음성파일 요구
원희룡 사퇴요구도… 하태경 “이름값 높이려 당 흔들어”

기사승인 2021-08-18 11:32:42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곧 정리된다’라는 발언을 둘러싼 야권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통화 주체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진실공방이 이어지면서 당내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원 전 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이 대표는 17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곧 정리된다’라는 발언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대표가 윤석열 예비후보를 겨냥, ‘윤석열 곧 정리된다’고 말했다는 주장이 나오자 해당 통화기록을 공개하면서 반박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가 공개한 기록에 따르면, 원 전 지사는 “지금 서로 싸우는 사람들, 나중에 다 알아야 할 사람들이잖아요”라고 우려했다. 이에 이 대표는 “너무 걱정 마십시오. 지금 초기에 제가 봤을 때는 지금 저쪽(윤석열 캠프)에서 입당과정에서도 그렇게 해가지고 이제 세게 세게 이야기하는 거지, 저거 지금 저희하고 여의도 연구원 내부 조사하고 안 하겠습니까. 저거 곧 정리됩니다. 지금”이라고 답했다. 

원 전 지사가 문제 삼은 발언은 ‘저거 곧 정리된다’로 기록돼있다. 원 전 지사는 ‘윤석열 곧 정리된다’고 주장했지만, 본 내용은 ‘갈등이 곧 정리된다’였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녹취록을 공개하며 “원 전 지사님께 이 사안과 관련해 누차 연락을 드렸으나 늦은 시간이어서인지 연결이 안 된다. 이제 국민의 판단에 맡긴다”며 “이것으로 당내 상호 간의 공격이나 날 선 공방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원 전 지사는 이 대표의 주장을 즉각 반박했다. 그는 18일 오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제 기억과 양심을 걸고 분명히 말한다. 곧 정리한다는 이 대표 발언의 대상은 윤 후보”라며 “이 대표는 오늘 오후 6시까지 작성한 녹취록이 아닌 녹음파일 전체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가 녹취록 일부 공개를 통해 내용을 왜곡했다고도 주장했다. 원 전 지사는 “이 대표 발언에서 ‘저쪽’이 윤 후보 아니면 누구겠나”라며 “녹취록을 인공지능이라는 정확하지도 않은 일부만 풀어 교묘하게 비틀어 뉘앙스를 왜곡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 전 지사의 기자회견 직후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그냥 딱합니다”라는 짧은 글을 올렸다. 

일각에선 당 대표 흔들기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당 대표 뽑힌 지 겨우 두 달인데 흔들어서 되겠느냐”라며 “어린 당 대표가 들어오니까 기존에 있는 사람 중 상당수가 저항하고 얕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 전 지사 사퇴요구도 이어졌다. 또 다른 대권 주자인 하태경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당 중진에 대선주자라는 사람이 사적 대화 내용까지 과장, 왜곡해 뒷북 공개하면서 분란을 부추기는 저의가 무엇인가”라며 “당을 박살 내더라도 자신의 이름값만 높이면 된다는 의도인가. 즉각 대선 예비후보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