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히는 양현종, 멀어지는 빅리그

잊히는 양현종, 멀어지는 빅리그

기사승인 2021-08-19 17:00:04
사진=AP 연합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의 빅리그 도전기가 정체에 빠졌다.

KBO리그에서 통산 147승 95패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한 양현종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자유계약) 자격을 얻어 텍사스와 스플릿 계약(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소속에 따라 조건이 다른 계약)을 맺고 빅리그에 입성했다.

시즌 초반 마이너리그 생활을 전전하다가 지난 4월말 메이저리그에 등록된 양현종은 이후 불펜과 대체 선발로 활약했다. 선발 로테이션 합류 이전까지 한 차례의 선발 등판을 포함해 3경기 등판해 승패 없이 12이닝 3실점 평균자책점 2.25로 호투했다.

기회도 빠르게 찾아왔다. 텍사스 주축 선발 투수들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지자, 불펜 투수 중에서 가장 활약이 좋았던 양현종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선발 로테이션 합류 후 3경기에 출전해 0승 3패 11.2이닝 12실점 평균자책점 7.71에 그쳤다. 결국 지난 6월 26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면서 구단 산하 트리플A 구단인 라운드 락 익스프레스로 강등됐다.

양현종은 트리플A에서 등반을 노렸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트리플A 9경기에 선발 등판해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5.48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1.38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때와 성적이 별반 다르지 않았다. 특히 라운드 락에 내려간 이후 10개의 피홈런을 허용했는데, 이는 브룩 버크(11개)에 이어 팀 내 2번째로 많았다. 

마이너리그에서도 부진하면서 양현종의 빅리그 진입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마이너리그에서 호성적을 거둬도 빅리그 가능성이 높지 않은데, 양현종은 제자리를 걷고 있다.

마이너리그 선발 자리도 보장 못하는 처지다.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10일 슈가랜드 스키터스에 등판한 이후 10일 가까이 경기에 나서질 못했다. 현재 더블A에서 활약한 유망주 투수들이 대거 승격돼 라운드락에 합류하면서 양현종의 등판이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계륵 같은 존재가 되가고 있다.

양현종의 나이도 걸림돌이다. 텍사스는 19일 기준 42승 78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에 있다. 와일드카드 경쟁도 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플레이오프 진출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텍사스는 즉시 전력감 선수들보다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에이스 깁슨을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보내면서 유망주들을 받아오는 등 미래 자원들을 길러내는 데 중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텍사스의 로스터에 등록된 투수 중 스펜서 패튼(33)을 제외하고는 모두 20대 선수들이다. 현재 33세인 양현종이 비집고 들어가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메이저리그는 다음달 1일부터 확장 로스터를 반영해, 최대 40명까지 경기에 활용할 수 있다. 많은 마이너리거가 이 시기에 빅리그 입성을 노린다. 양현종에게 마지막 기회다. 양현종이 확장 로스터에서도 제외된다면 사실상 빅리그의 도전은 끝이나 다름 없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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