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와 같이 최근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사태에 근거리 쇼핑 트렌드가 자리 잡은 탓이다. 1인 가구 증가와 같은 인구 구조의 변화도 영향을 미친 요인이다. 업계에선 이들을 붙들기 위한 마케팅이 한창이다. 초저가 할인 상품은 물론, 생필품의 구색도 강화하고 있다.
20일 이마트24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지난 12일까지 밀키트 상품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36% 증가했다. 냉장국·탕·찌개는 86%, 과일 51%, 인스턴트커피 47%, 즉석밥 45%, 대용량 음료 42%, 조미료 35%, 계란·두부·콩나물 32% 등 식재료 매출이 전반적으로 늘었다.
주방·욕실용품·세탁세제와 휴지류 매출이 각각 34%, 32% 증가하는 등 생필품을 찾는 고객도 늘었다. 거리두기 조치 장기화에 가까운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고객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편의점 GS25에서도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일까지 과일 매출이 직전 3주간보다 41.8% 늘어났다. 계란 19.7%, 양곡 15.7%, 즉석식품 36.1% 증가했다.
편의점 조미료 매출도 증가하는 추세다. 편의점 CU가 올해 상반기 조미료 매출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동기 대비 27.2% 늘었다. 케첩·마요네즈 등 소스류의 매출 증가율이 28.3%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이어 참기름·식용유 등 유지류(22.8%), 된장·고추장 등 장류(20.4%), 설탕·다시다 등 양념류(16.5%) 순이었다.
그동안 편의점에서 조미료는 일종의 구색 상품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사람이 늘며 조미료 역시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먹거리, 생필품을 최저가 수준으로 선보이는 '초저가 경쟁'도 벌이고 있다. 근거리 쇼핑 트렌드를 굳히고, 장보기 시장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내 전체 유통업계에서 편의점의 매출 비중은 1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백화점(16%)과 대형마트(15%)를 넘어선 수치다.
최근 이마트24는 치약, 휴지, 물티슈 등 가격을 절반 수준으로 낮춘 '초저가 민생시리즈'를 50여종까지 확대했다. GS25 역시 이달 농축산물, 라면, 빵, 음료 등 100종의 제품을 1+1, 2+1로 판매하는 '생활물가 안정 행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CU는 편의점 대량 구매가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업계 최초로 '3+2' 상품을 내놓는 등 할인전의 포문을 연 바 있다.
편의점 할인 행사는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 행사 품목으로 지정된 상품은 평소보다 많게는 40%까지 판매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1+1 행사가 붙은 상품은 직전 달 대비 최대 3배까지 매출 차이를 보인다. 편의점 마케팅이 그만큼 소비자의 생활에 깊숙이 파고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홈밥, 홈술 고객이 늘어나면서 생활 먹거리 구매 고객이 크게 늘고 있으며, 이는 코로나19 이전 매장에서 즉시 취식을 위한 구매 패턴과 달라진 새로운 편의점 소비 트렌드"라며 "이에 간편반찬, 밀키트 등 상품을 확대하고 초저가 생활용품을 늘리는 등 근거리 장보기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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