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탄소중립 시계...탄소배출 1·2위 철강·석화업계 행보는

빨라지는 탄소중립 시계...탄소배출 1·2위 철강·석화업계 행보는

최대 탄소배출 업종 철강업, '수소환원제철' 등 친환경 기술에 집중
석유화학업계, 폐플라스틱 활용 등 친환경 제품 생산...탄소 저감 노력

기사승인 2021-08-19 17:44:37
사진=현대제철, 롯데케미칼 각 사 제공
[쿠키뉴스] 황인성 기자 = 전 세계의 탄소중립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국내 탄소 배출 주요 업종인 철강업계와 석유화학업계가 친환경 행보에 발벗고 나섰다. 실용화단계까지는 다소 시일이 예상되지만, ESG 경영과 더불어 각 기업이 본격적인 탄소 절감에 돌입한 것이다.

우선 최대 탄소 배출 업종인 철강업계는 탄소 저감 방안을 위한 투자에 가장 적극적이다. 탄소중립 달성 여부에 따라 기업의 사활이 걸린 만큼 철강업계 전체가 집중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올해 2월 탄소중립 협의체인 '그린철강위원회'를 발족하고, '2050 탄소중립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단기적으로 에너지 효율 개선과 함께 저탄소 원료 대체 등 재활용을 늘리기로 했으며, 중장기적으로 수소환원제철기술 등을 개발해 탄소중립 제철소를 구현하는 게 목표다.

아울러, 철강사는 앞다퉈 자체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탄소중립의 핵심 기술인 수소환원제철 개발을 위해 집중하고 있다. 수소환원제철 기반 '2050 탄소중립'을 달성을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오는 2030년 20%, 2040년 50% 감축, 2050년에는 '제로'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수소환원제철 개발 등에도 1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수소환원제철은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친환경 제철로 수소환원제철소 구축을 위해서는 수소 생산과 운송·저장 기술이 필요하다.

현대제철도 수소환원제철 기술 연구와 친환경제철소 구축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향후 5년간 약 4900억원을 환경에 투자해 온실가스 절감을 위한 코크스 건식소화설비 설치, 제철소 에너지 효율 개선 등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코크스 건식소화설비(CDQ)는 제철 공정 중 석탄 원료로부터 코크스를 생산한 후 냉각하는 설비로, 기존 습식냉각설비(CSQ)와 달리 냉각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또한, 고로 브리더 개선설비 설치해 휴풍 시, 고로 잔류가스를 청정 처리 후 배출해 대기오염물질을 큰 폭으로 감축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탄소중립은 국내 철강업계에게는 사활이 걸린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라며 "친환경 흐름에 따라 각 철강사가 탄소 저감을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무엇보다 탄소중립의 핵심 기술인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및 상용화가 중요하다.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국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석유화학업계, 폐플라스틱 활용 등 친환경 제품 생산...CCUS 기술 개발 박차

철강업에 이어 탄소 배출이 많은 석유화학업계도 친환경 포트폴리오를 통해 '친환경 제품' 생산에 초점을 맞춰 탄소중립을 실천 중이다. 제조업 기반의 석유화학업 특성상 탄소 배출은 불가피하지만, 재활용 원료를 활용해 탄소 저감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LG화학은 재생 가능한 폐식용유, 팜부산물 등을 활용해 만든 고흡수성수지를 양산해 지난 4일 첫 수출 출하에 성공했다. 출하된 제품은 기저귀 등 위생용품에 쓰일 예정이다. LG화학이 내세운 친환경 통합 브랜드 '렛제로'(LETZero)가 적용된 첫 사례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쌀겨 추출물로 만든 바이오 원료를 적용해 친환경 합성고무 복합체 개발에 착수했다. 타이어용 합성고무의 연비와 제동력, 내마모 성능을 개선해주는 원료 '실리카'를 쌀겨추출물을 활용해 만들 계획이다. 이 기술이 적용된다면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대 70%까지 저감할 수 있다.

또한, 석화업계는 탄소 포집 저장 활용(CCUS) 기술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아직 기술 개발이 초기 수준이지만 탄소 배출량을 저감하기 어려운(hard-to-abate) 산업으로 분류되는 석유화학산업에서는 탄소중립을 위한 유일한 해결책이 CCUS이기 때문이다. 

CCUS는 이산화탄소가 생산되는 근원지에서부터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 것을 막고 필요한 곳에서 사용하거나 지하에 저장하는 기술을 말하며,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 기술로 여겨진다.

롯데케미칼은 석화업계에서 CCUS 기술 개발에 가장 앞서 있다. 지난 3월 석화 기업 최초로 기체분리막을 적용한 CCUS 실증설비를 여수1공장에 설치했다. 아울러 향후 1년간 데이터 수집과 분석, 질소산화물(NOx) 영향 평가 등을 거쳐 2023년까지 상용화 설비를 완공할 예정이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제조업 특성상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석화업계가 자발적으로 친환경 제품을 생산해 탄소 저감 노력을 펼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정부의 탄소중립 방침에 맞춰 착실히 탄소 저감에 동참해나가면서 CCUS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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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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