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잡은 '세체정'

MVP 잡은 '세체정'

기사승인 2021-08-21 23:42:10
담원 기아의 '캐니언' 김건부가 종로 롤파크에서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문대찬 기자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세체정(세계 최고의 정글러)' 앞에서는 여름의 MVP '피넛' 한왕호도 무력했다. '캐니언' 김건부가 압도적 캐리력을 뿜어내며 담원 기아를 또다시 결승전으로 이끌었다. 담원 기아는 21일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1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농심 레드포스와의 PO 2라운드 경기에서 3대 0으로 완승했다. 

이날 경기에서 김건부는 '신짜오', '트런들', '다이애나'를 뽑아 삼인삼색의 매력을 물씬 보여줬다. 챔피언은 달랐지만, 매번 교전의 선봉장 역할을 하면서 농심의 진영을 파괴했다.

1세트 김건부의 신짜오는 삼국지의 조자룡과 같이 용맹했다. 과감히 적진의 중심으로 들어간 뒤 궁극기 '현월수호'로 데미지를 막아내면서, 딜러들이 자유롭게 데미지를 넣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물론 바론 사냥이후 무리한 진입으로 위기를 초래하기도 했지만, 이를 제외하면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를 연거푸 보여줬다. 

농심은 한왕호에게 AP 캐리 정글 챔피언인 '니달리'를 쥐어주고 성장시키려 했지만, 신짜오 앞에서 니달리의 존재감은 지워졌다. 신짜오는 '풍전참뢰(W)'+'무쌍돌격(E)' 콤보로 진입해 니달리를 끊어냈다.

2세트 김건부는 트런들을 선택했다. '제이스'와 '직스'에게 자연스러운 포킹 구도를 만들어 주기 위한 선택이었다. 신짜오로 송곳같은 파괴력을 보여준 김건부는 트런들로 묵직함을 과시했다. '리치' 이재원의 '케넨'을 집중공략한 김건부는 환상적인 '얼음기둥(E)' 활용을 선보였다. 이재원은 김건부의 진입을 보고 뒤쪽으로 일찌감치 빠졌지만, 트런들의 얼음기둥에 껴서 비명횡사했다. 연이은 죽음으로 케넨의 존재감은 지워졌다. 

최근 1티어로 평가받는 '리신'을 선택한 한왕호도 트런들을 어찌할 수 없었다. 2세트 김건부는 2/0/13의 스코어로 노데스 승리를 거뒀다. 반면 리신은 갱킹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다소 무력한 모습을 보였다.

3세트 김건부의 짝꿍은 다이애나였다. '야스오'를 선택한 '쇼메이커' 허수와의 궁합도 매우 좋았다. 15분경까지 담원 기아는 거의 게임을 굳혔다. 하지만 농심도 엄청난 교전능력으로 두 번의 대승을 거뒀고 이로 인해 형국이 완전히 바뀌었다. 7000 가량 글로벌 골드 우위를 점한 담원 기아였지만, 여러번의 패배로 오히려 역전당한 상황이 나왔다.
 
절체절명의 순간 담원 기아를 구원한 것은 김건부였다. 대치 상황에서 드래곤 둥지 뒤로 잠입한 다이애나는 '월광쇄도(E)'와 점멸로 '덕담' 서대길의 징크스에 붙었고, 곧바로 '달빛낙하(R)'를 사용했다. '에어본(공중에 뜸)' 상태가 된 징크스에게 허수의 야스오가 '최후의 숨결(R)'을 써서 마무리했고, 담원 기아는 교전에서 대승을 거뒀다. 이후 바론버프까지 두른 담원 기아는 농심의 넥서스를 파괴했다.

방송 인터뷰에서 김건부는 3세트 슈퍼 플레이에 대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내가 돌아서 찬스를 노려볼테니 믿어달라고 이야기했는데 징크스쪽으로 잘 공격이 이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이야기했다. 

작년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우승 이후 세체정 반열에 올라선 김건부는 지난 봄에도 막강한 포스를 뿜어냈다. 하지만 지난 5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이후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김건부는 LCK 올프로 퍼스트 정글러 자리를 한왕호에게 내주고 말았다. 여기에 한왕호는 시즌 MVP까지 거머쥐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만 해도 대다수의 관계자 및 팬들의 관심은 최정상급 두 정글러의 싸움에 집중됐다. 하지만 퍼스트 정글러이자 MVP 주인공 한왕호도 세체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번 여름 다소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여준 김건부는 시즌 막판부터 다시 폼을 끌어올려 절정의 캐리력을 뿜어내고 있다. 세체정 김건부가 이번 결승에선 어떤 활약을 펼칠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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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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