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철강업계 후판가 협상, 올해 초보다 40만원가량 올라

조선·철강업계 후판가 협상, 올해 초보다 40만원가량 올라

포스코, 조선3사와 협상 완료...현대제철, 이달 내 비슷한 수준 마무리
철강업계 "글로벌 시세보다 낮지만 인상안 동의"
조선업계 "후판가 인상분 선가 전가 어려워...여전한 부담"

기사승인 2021-08-24 17:15:55
사진제공=한국해양조선, 포스코
[쿠키뉴스] 황인성 기자 = 국내 대형 조선3사와 철강사들의 후판가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올해 초 70만원 수준이던 후판가는 40만원가량이 오른 톤당 110~115만원선에서 가격이 정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후판 생산기업인 포스코는 국내 조선 3사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과 올해 하반기 후판가격 협상을 마무리했다. 각 사마다 따로 거래를 진행해 일부 차이는 있지만, 100~115만원선에서 정해질 거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후판가 협상에 대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인상된 후판가 협상을 마쳤다"며 "구체적인 가격은 알려줄 수 없다"고 답했다.

또 다른 후판 생산업체인 현대제철도 이달 내 곧 협상을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구체적인 가격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나 포스코와 비슷한 수준이 될 거란 설명이다.

동국제강의 경우는 조선용 후판 생산 공정 포트폴리오 변경에 따라 반기·분기 계약이 아닌 개별 거래로 후판을 공급하고 있어 이번 하반기 후판 협상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후판은 선박 건조 원가의 20~30% 차지하고 있어 조선사 입장에서는 꽤 중요하다. 철강사도 전체 철강 제조량 중 후판 생산이 10~20%가량의 비중을 차지해 후판 가격에 민감하다.

철강업계는 이번 하반기 후판가 협상에서 국내 조선사를 배려했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후판가격은 이미 3~4개월 전에 100만원대를 넘어섰고, 현재 국내 후판 유통가 시세는 130만원대에 달한다"며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후판가도 올라야 하는데 이번 하반기 협상에서 조선사를 많이 배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조선사는 여전히 후판가가 부담스럽다. 철강재뿐 아니라 선박 건조에 들어가는 기자재들의 가격이 모두 오르면서 선박 원가가 크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선가는 완만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 가파르게 오르던 선가가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주춤하고 있다"며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시장이 완벽히 회복되지 않아 후판가가 오른 만큼 선가를 무작정 올릴 수만도 없다"고 말했다.

아직 선가 협상력이 선주에게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선가 상승은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후판가 인상을 염두에 둔 손실충당금을 2분기 실적에 미리 반영했다. 한국조선해양 8960억원, 삼성중공업 3720억원, 대우조선해양 8000억원을 손실충당금으로 설정했다. 후판가 부담분을 미리 반영한 만큼 하반기 실적에 추가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훈 경남대 조선해양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올해 계약하더라도 실제 건조에 돌입하는 건 내년 또는 내후년이다"며 "후판가가 오르면 선주뿐 아니라 조선사도 부담스러운 건 마찬가지로 조선업계와 철강업계가 조금씩 양보해 적정 가격을 마련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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