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Pick] #담원기아#T1#V10#양대인#쇼메#페이커

[쿡Pick] #담원기아#T1#V10#양대인#쇼메#페이커

기사승인 2021-08-27 07:00:45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담원 게이밍 기아와 T1은 오는 28일 오후 5시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플레이오프(PO)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차세대 명문팀과 역대 최고의 명문팀의 결승이라는 외적인 요소 외에도, 양 팀 사이에 얽힌 다양한 사연과 이야기들이 팬들의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올 시즌 1라운드와 2라운드를 통틀어 상대전적 1승1패로 팽팽히 맞선 만큼, 경기 양상 또한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관람을 앞두고 알아두면 좋은 몇 가지 관전 포인트를 준비했다.

2019년 SK 텔레콤 T1(현 T1)에서 한솥밥을 먹은 '페이커' 이상혁(중간)과 김정균 감독(오른쪽). 왼쪽엔 담원 기아의 현 탑라이너 '칸' 김동하도 보인다.   사진=박효상 기자 


#1. 스승과 제자, 이제는 V10 놓고 다툰다

이날 결과에 따라 LCK 최초 V10(10회 우승)의 주인공이 가려진다. 후보는 담원 기아의 김정균 감독과 T1의 미드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이다. 

둘은 8차례의 우승을 합작한 사제지간이다. 2013년 SK 텔레콤 T1(현 T1)에서 코치와 선수로 만난 둘은 LCK 8회,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3회 우승 등 역사에 남을 굵직한 기록들을 써냈다. 

김 감독이 2019년 말 팀을 떠나면서 둘은 각자의 길을 걸어왔다.

이상혁은 2020년 스프링 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LCK 9번째 우승을 달성했고, 올해 담원 기아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 감독 역시 스프링 시즌을 우승으로 이끌며 9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적으로 만났지만 유대관계는 여전하다. 경기를 앞두고 서로를 향한 애틋한 감정을 드러낸 둘이다.

김 감독은 24일 온라인으로 열린 결승전 미디어데이에서 “SKT 시절부터 지금까지 ‘페이커’ 선수가 남아 있어 T1이 굉장히 강하다고 생각한다. 중심축을 잡고 팀을 잘 이끌고 있다”며 칭찬했다. 그러면서 “항상 건강하고 많이 웃고 좋은 일만 있으면 좋겠다”며 제자에게 덕담을 전했다. 

이에 이상혁도 “저도 건강하게 지내라는 말씀 드리고 싶다. 결승전에서 누가 이기든 좋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화답해 회견장에 훈훈함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둘은 10번째 우승을 향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김 감독은 “이번에 꼭 우승하고 싶다. 담원 기아의 3연속 우승을 이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기록을 세우기 위해 꼭 우승을 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이상혁 또한 “예전엔 결승전에 자주 가다보니 ‘하던 대로 하고 결승전에선 더 열심히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많이 오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간절하다”며 “이번 결승전에선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했다. 
담원 기아의 전력 분석 코치로 합류한 양대인 전 T1 감독(오른쪽 첫번째).   라이엇 게임즈 제공


#2. 양대인 더비

기적적으로 성사 된 ‘양대인 더비’도 결승전의 재미를 더하는 이야깃거리다. 김정균 감독이 이상혁의 스승이라면, 양대인 담원 기아 전력 분석 코치는 T1 선수단의 스승이다.

지난 해 담원 기아에서 코치로 활약하며 팀을 롤드컵 우승으로 이끈 양 감독은 올해 T1의 지휘봉을 잡았다. 스프링 시즌에서 4위를 기록하는 등 준수한 성적을 냈지만, 서머 시즌이 한창이던 지난 7월 갑작스레 경질됐다. 업계는 선수단 운영 방식 등에서 구단과 마찰을 빚은 것으로 보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양 감독은 담원 기아의 손을 잡고 전력 분석 코치로 합류했다. 이전까지 다소 흔들렸던 담원 기아는 양 감독 복귀 후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다.

공교롭게도 T1은 양 코치가 떠난 뒤 상승세를 탔다. 6승2패를 기록하며 시즌을 4위로 마무리했고, PO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강적들을 가볍게 누르며 결국 ‘양대인 더비’가 성사됐다.

곤란한 쪽은 T1이다. 현재의 T1은 양 코치가 만든 시스템을 기반으로 완성된 팀이다. T1의 전력, 약점 등을 꿰고 있는 양 코치의 존재가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손 감독대행은 “양대인 전 감독님이 많은 걸 남겨주고 가셨다. 그런 부분이 우리 경기력에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2라운드 초중반을 지나면서 우리도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비슷하지만 다른 플레이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상혁 역시 플레이오프 1라운드가 끝난 뒤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 팀에 대한 분석을 잘하실 것 같지만, 중요한 건 우리의 경기력이라고 생각한다”며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페이커' 이상혁(좌)과 '쇼메이커' 허수.   라이엇 게임즈 제공

#3. 레전드와 차세대 슈퍼스타의 만남… 승부처는 미드라인

이번 결승전은 전설 중의 전설과 차세대 슈퍼스타의 맞대결로도 눈길을 모은다.

이상혁은 굵직한 기록을 써낸 LoL e스포츠판의 전설적인 선수다. 전성기보다는 상대적으로 기량이 떨어졌지만, 특유의 게임 이해력과 승부사 기질로 여전히 정상급 미드라이너로 활약 중이다. 

이와 맞서는 담원 기아의 미드라이너 ‘쇼메이커’ 허수는 LCK의 미래로 통한다. 만 21세로 이상혁보다 4살 어린 허수는 최근 2년간 LCK 2회 우승, 롤드컵 1회 우승을 작성하며 이상혁의 명성을 이을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했다. 허수는 포지션별 시즌 최고의 선수를 가리는 LCK 어워드에서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서머 시즌에도 LCK 최고의 미드라이너로 뽑혔다. 

평소 두 선수는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허수는 각종 인터뷰를 통해 이상혁에 대한 존경심을 나타냈다. 지난해 롤드컵 홍보 영상에서는 “페이커는 LCK의 역사”라며 그의 발자취를 쫓고 싶다고 각오했다.

다른 선수들에 대한 평가가 엄격하기로 유명한 이상혁도 허수만큼은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눈여겨보고 있는 미드라이너로 주저 없이 허수를 꼽곤 했다.

둘은 이번 미디어데이에서 맞대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허수는 “요즘 폼이 많이 오르셨다고 생각한다. 페이커 선수가 제일 경계된다”며 “이렇게 높은 무대에서 마주치는 게 되게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혁 역시 허수에 대해 “다방면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결승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셨으면 좋겠고, 같이 좋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다만 2019년 스프링, 서머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이상혁과 T1을 만나 모두 패한 경험이 있는 허수는 이번에야말로 세계 최고의 선수, 세계 최고의 팀을 넘어서겠다는 각오다. 

허수는 “결승전에 올라갈 때마다 상대 맞라이너 선수가 쵸비, 비디디 등 다 LCK에서 한 이름 값하는 미드라이너였다. 이번엔 페이커 선수인데, 내가 꺾는다면 많은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한체미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승부욕을 불태웠다.

한편 객관적인 전력에서 T1이 열세인 만큼, 전문가들은 이번 결승전에서 이상혁의 활약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좁쌀’ 현수환 해설은 “페이커가 밀리는 경기에서 T1이 일방적으로 패배하는 경기가 많다”며 이상혁의 로밍을 통한 초반 스노우볼을 굴리는 것이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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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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