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기간 연장을 신청했다. 애초 10월 상장이 유력했으나 GM 볼트 리콜 사태가 발목을 잡으면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현대차 코나 EV 리콜에 이어 GM과 폭스바겐 화재까지 잇따르면서 연내 상장마저 쉽지 않을 거란 분석이 나오고 있어 당초 계획했던 배터리 사업 전반에 차질이 빚어질 거란 전망이다.
각 배터리사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급격해 성장함에 따라 크게 늘어날 배터리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앞다퉈 생산 거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과 유럽, 중국 등지에 배터리 생산 공장을 세워 완성차 업체들에게 원활히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글로벌 배터리 점유율 선두권을 다투는 LG에너지솔루션도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자동차 배터리 연간 생산능력 올해말 150GWh 수준을 확보할 것”이라며 “2025년이 되면 약 430GWh까지 늘어날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생산 규모를 늘려도 시원찮은 상황에서 현대차 코나EV와 GM 볼트EV 등 대규모 리콜에 대한 부담을 지면서 계획했던 배터리 사업 추진 차질은 불가피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 코나EV 리콜기간만 최대 2년이 소요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며, “여기에 GM 볼트 차량 리콜 배터리 물량까지 더해진다면 생산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내 배터리 경쟁사인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추세에 맞춰 순차적으로 배터리 생산 능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SDI는 정중동의 자세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 동향을 면밀히 살피면서 생산규모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사 중 유일하게 미국 내 생산 거점을 두고 있지 않은 가운데 조만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거란 전망이 크다.
삼성SDI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미국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3대 축의 하나로 중요한 시장이다”며, “시기적으로 늦지 않게 미국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울산과 중국 서안, 헝가리 괴드 등 3곳에 배터리 생산시설을 확보한 상태에서 미국 내 배터리 공장 설립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됨에 따라 곧 구체화된 내용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유럽 등 해외 배터리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거점 투자에 집중해 점유율 올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 헝가리1공장과 중국 창저우·옌청 공장이 신설·가동되면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40GWh로 크게 늘었으며, 올해 1분기부터 가동을 시작한 중국 옌청과 혜주 공장은 점차 가동률 및 수율을 높여가고 있다. 아울러, 21.5GWh 규모의 미국 조지아 1·2공장과 9.8GWh 규모의 헝가리 코마롬 2공장이 2022년까지 순차적 가동을 앞둬 SK이노베이션의 생산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또한, 미국 포드사와의 협력 강화도 주목할 만하다. 양사는 배터리 합작사 블루오벌SK를 설립해 미국에 60GWh 규모 생산공장을 짓기로 했다.
한편, 에너지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탑재 점유율은 중국 CATL이 29.9%로 1위, LG에너지솔루션이 24.5%로 2위를 기록했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같은 기간 5.2%로 각각 5위, 6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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