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MBC 노조는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뉴스데스크’ 보도의 70% 이상이 사전 녹화된 영상물이라며 조사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노조는 “지난 24, 25일 생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보도의 70~79%가 앵커 멘트까지 사전 녹화된 영상이었다”면서 “이는 MBC가 갖고 있던 생방송 뉴스의 원칙을 무너뜨린 일”이라고 규탄했다.
이미 내부 폭로로 추측되는 익명의 글이 온라인에 올라오기도 했다. 익명의 한 언론사 직원은 지난 24일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우리 메인 뉴스는 앵커가 뉴스를 라이브로 진행하지 않고 미리 녹화해서 튼다”면서 “거의 90%가 녹화분이며 앵커 멘트가 바뀔 경우 급하게 편집이 이뤄진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은 MBC 노조의 성명서가 발표된 뒤 삭제됐다.
위 사안에 대해 MBC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녹화 비율이 전보다 늘어난 건 사실”이라면서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뉴스센터를 사수하는 게 중요한 만큼, 스태프 인원 분산을 위해 불가피하게 내린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사전 녹화가 많아진 이유를 “기술 진보로 인해 뉴스에 VR과 컴퓨터 그래픽 등을 도입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생방송의 경우 기술사고 위험이 있어 사전 녹화로 리스크에 대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노조 성명서와 달리 실제로는 ‘뉴스데스크’ 사전 녹화 비중이 65% 가량이며, 25일 방송분에도 보도의 절반 이상을 여성 앵커가 맡았다”면서 “뉴스에 녹화분을 포함되더라도 비상 상황이나 사회 이슈에는 즉각 대응해 보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방송가에선 생방송 뉴스 대부분이 사전 녹화물로 이뤄지는 것을 두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인터뷰 등 특수한 경우엔 사전 녹화가 이뤄지기도 하나 일반적으로 리포팅은 생방송 녹화가 원칙”이라면서 “뉴스 대부분이 사전녹화로 진행되는 건 흔치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생방송 뉴스의 본질을 흐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심의규정 제55조에는 ‘시사, 보도, 토론, 운동경기 중계 등의 프로그램 또는 그 내용 중 일부가 사전 녹음, 녹화 방송일때에는 생방송으로 오인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노조 주장이 사실일 경우 MBC는 규정 위반이 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심의 규정 위반 여부는 심의위원 논의와 검토를 거쳐 정해진다. 민원 접수 요건에 해당되는지를 확인하고 유사 사례 검토 등이 선행돼야 할 사항”이라면서 “관련 민원이 접수됐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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