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시장은 동남아 국가 가운데 수많은 인구를 바탕으로 한 잠재적인 시장 성장성을 갖고 있는 곳이다.
다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B국민은행이 인수한 부코핀은행은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나머지 해외 자회사의 실적은 기대하기 이르다는 평가다.
◇ KB금융 인도네시아 공략 배경은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KB금융그룹 주력 자회사들이 인도네시아 현지 금융사를 인수하거나 지분 확대로 사업 폭을 넓혀가고 있다.
KB증권은 인도네시아 10위권 중형 증권사 발부리증권과 인수 계약을 마치고 현지 감독당국의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인수가는 유상증자를 포함해 약 500억원 규모다.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의 최종 승인이 나면 현지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얼마 전 KB국민은행도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의 지분을 확대하기 위해 4000억원 규모의 증자에 참여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은 2018년 7월 KB부코핀은행의 지분 22%를 취득하여 2대 주주가 됐다. 지난해 9월 67% 지분 확보를 통해 최대 주주 지위 취득 및 경영권을 확보했다.
현재 KB금융지주에서 은행, 증권사, 카드, 캐피탈, 손해보험 모두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KB금융이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것은 인도네시아 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KB금융 측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인구 수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는 석탄·천연가스·팜오일 등 다양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자원 강국이다. 2억 7000만명의 세계 4위 인구 대국으로 아세안 10개국 전체 GDP의 35.4%를 차지한다. 특히 전체 인구 중 약 60% 이상이 30세 이하의 젊은 세대로 이뤄졌고,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거대한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경제성장률도 코로나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2019년까지 5% 내외의 견조한 경제성장률을 유지해왔다.
또한 인도네시아 정부의 적극적인 금융 산업화에 적극적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금융시장발전 국가전략 2018-2024’을 통해 금융산업의 육성을 정책 기조로 삼았다.
◇ 인니 주력 은행 적자 손실 여전…수익 구조 전환에 시간 필요
그렇다고 리스크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KB국민은행이 인수한 부코핀은행은 지난 2018년 최초 취득부터 이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8년 최초 취득 시점부터 부코핀은행은 80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냈고 현재도 적자 상태다. KB부코핀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손실은 약 663억500만원에 달한다.
자산 대비 자기자본도 적다. KB부코핀은행의 전체 자산(5조8217억400만원)에서 자기자본(자본총계)는 2511억4100만원이다.
자산건전성도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KB부코핀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3.9%다. 고정이하 대출(여신) 비율이란 대출자산 중 회수가 어려운 부실 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국내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2분기 기준)이 0.54%인 것을 감안한다면 인도네시아 은행의 부실채권 비중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밖에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캐피탈 등도 인도네시아에 진출했으나 아직 이익 성장을 기대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KB손해보험 인니합작법인의 상반기 순이익은 4억500만원을 기록했고, 나머지 계열사 인니 법인은 3억원 미만이거나 손실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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