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후보가 두테르테 대통령을 먼저 언급했다. 윤 후보는 1일 홍 후보를 향해 '두테르테식'이라고 표현했다. 전날 홍 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20개월 아이를 폭행·살해한 범죄자의 기사를 공유하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반드시 이런 놈은 사형시킬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한 입장이었다.
윤 후보는 이날 대한노인회 일정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홍 의원을 향해 "행정 수장인 대통령 선거에 나선 후보가 형사처벌에 대한 사법집행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좀 '두테르테'식"이라고 했다. 또한 "시스템이 흉악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대통령은 그 문제를 잘 파악해 국회와 협조해 제도를 만들어나가는 게 맞는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마약 용의자 수천명을 현장에서 사살하는 등 대책으로 논란을 낳은 인물이다. 범죄 척결을 위해선 즉결 심판도 서슴지 않는 두테르테 대통령을 언급하며 홍 의원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홍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나를 두테르테에 비유한 것은 오폭(誤爆)"이라며 "문대통령이 두테르테이고 귀하는 두테르테의 하수인이었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문 대통령이 적폐수사를 지시하자 중앙지검장으로 벼락 출세한 보답으로 득달같이 우리 진영 사람 1000여명을 무차별 수사해 200여명을 구속하고 5명을 자살케 한 분"이라면서 "적폐수사를 반성하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는 것이 순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선주자인 유승민 후보도 윤 총장 비판에 가세했다.
유 후보는 페이스북에 "문재인 권력의 칼 노릇을 하던 윤석열 후보가 수없이 행했던 무리한 구속, 수사, 기소, 구형을 온 천하가 알고 있다"며 "홍준표 후보가 두테르테라면 윤석열 후보는 뭐라고 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이들 대권주자들의 비판에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오후 공정개혁 포럼 출범식 이후 취재진과 만나 "얘기 한마디만 하면 다들 벌떼처럼 말씀하시는데"라며 "공직에 있으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소임을 다했다. 공직에 있으면서 했던 수사와 그 취지에 다들 많은 격려와 칭찬을 해주셨던 분들이 왜 그렇게 입장이 바뀌었는지 국민이 잘 판단하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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