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캐슬’보다 맵고 ‘펜하’보다 순한 ‘하이클래스’ [볼까말까]

‘SKY캐슬’보다 맵고 ‘펜하’보다 순한 ‘하이클래스’ [볼까말까]

기사승인 2021-09-07 21:49:37
tvN ‘하이클래스’ 제공
[쿠키뉴스] 김예슬 기자 = 분명, 많이 본 분위기다. 최상류층, 입시 소재, 미스터리, 치정, 스릴러. 익숙한 흥행 코드에 여성 서사가 끼얹어졌다. tvN 새 월화드라마 ‘하이클래스’는 첫 방송부터 자극과 미스터리를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흥행을 노리는 선전포고로 느껴질 정도다. 

‘하이클래스’는 초호화 국제학교에서 죽은 남편의 여자와 또 다른 여자들이 얽히며 벌어지는 치정 미스터리를 그린다. 배우 조여정, 김지수, 하준, 박세진, 공현주 등 내로라하는 연기파들이 함께한다. 연출은 MBC ‘에덴의 동쪽’·‘앵그리맘’·‘미씽나인’ 등을 만든 최병길 감독이 맡았다.

첫 회부터 불행과 불길함이 곳곳에 스며들어있다. 남편을 죽인 살인범으로 몰린 전직 변호사 송여울(조여정)은 출처도 모르는 국제학교 입학 초대장을 받고 제주도로 떠난다. 아들 안이찬(장선율)은 부친의 사망 이후 집단 따돌림을 당해 학교를 자퇴한 상태. 국제학교 입학시험을 치르고 새 출발을 노리지만, 쉽지 않다. 우여곡절 끝에 안이찬은 국제학교에 합격하지만, 입학식에서 송여울은 자신의 과거를 아는 학부형과 마주쳐 남편을 죽인 살인자라는 오명을 다시금 뒤집어쓴다. 같은 시간 안이찬은 의문의 인물로 인해 캐비닛에 갇힌다. 가까스로 아들을 찾아낸 송여울의 모습 뒤로 붉은 글씨의 ‘웰컴’이 비친다. 

성패는 신선함에 달렸다. 익숙한 소재들이 마구잡이로 범람한다. 명문가의 입시전쟁과 서로 대립각을 세우는 구도는 JTBC ‘SKY 캐슬’과 SBS ‘펜트하우스’ 시리즈를 통해 이미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여러 번 소비된 이야기가 또 반복된다. 유혈이 낭자하던 ‘펜트하우스’보다는 순하지만, ‘SKY캐슬’보다는 자극적이다. 시청자 입장에선 의도치 않게 타 작품들과 비교하며 보게 되는 지점이 생긴다. 시작부터 ‘펜트하우스’, ‘SKY캐슬’과는 다른 ‘하이클래스’만의 개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숙제가 생긴 셈이다. 얼마만큼 새로움을 표현할지가 관건이다. 
 tvN ‘하이클래스’ 제공
조여정의 연기는 볼 만하다. KBS2 ‘베이비시터’·‘완벽한 아내’ 등에서 광기 어린 서늘함으로 극을 이끈 저력은 이번 작품에서도 어김없이 빛난다. 인물 간 갈등이 본격화되면 더욱 볼 맛이 날 전망이다. 대척점에 선 상대는 김지수와 공현주 등이다. 걸출한 배우들이 그릴 여성 서사는 ‘하이클래스’의 기대 지점 중 하나다. 전작인 tvN ‘너는 나의 봄’ 마지막회 시청률 2.4%보다 0.8%포인트 높은 3.2%로 무난한 출발을 알렸다(닐슨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가입 가구 기준). 상승곡선을 그리기 위해선 탄탄한 여성 서사와 차별화에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볼까

무해한 힐링 로맨스를 심심하다고 생각하는 시청자라면 ‘하이클래스’가 선보인 ‘매운맛’ 치정극에 도전해보길 권한다. 1회부터 베드신과 살인 등 자극적인 내용이 나온다. 살인을 저지른 진범을 찾아야 하는 과제도 등장했다. 서늘한 가을밤에 어울릴 만한 미스터리 스릴러다.

■ 말까

민감한 소재를 기피하는 시청자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살인과 폭로, 이로 인해 트라우마를 겪는 주인공의 고통 등이 1회를 지배한다. 이 같은 내용이 재미보다 피로감으로 다가온다면 굳이 볼 필요가 없다. 청춘 성장물과 판타지 사극 등 동시간대에 포진한 다른 드라마를 권한다.

yeye@kukinews.com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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