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히 #협찬, 10억 번 '로지'…가상인간 유통가 ‘종횡무진’ 

당당히 #협찬, 10억 번 '로지'…가상인간 유통가 ‘종횡무진’ 

기사승인 2021-09-11 06:00:11
가상인간 로지(rozy) / 사진=로지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가상 인간을 내세운 모델들이 유통업계를 종횡무진 중이다. 명품 브랜드 협찬을 받아 광고료를 받는 것은 물론, 쇼호스트까지 활동까지 앞두고 있다. 벌써부터 업계에서는 ‘수억원을 들여 인기 연예인을 고용하느니, 차라리 가상 인간을 쓰는 것이 낫다’는 말도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자체 개발한 가상 모델 ‘루시’를 가상 쇼호스트로 활용할 예정이다. 가상 모델 루시는 실제 촬영한 이미지에 가상의 얼굴을 합성하는 방식으로, 피부의 솜털까지 표현 가능한 하이퍼리얼리즘 모델링을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루시에는 산업 디자인을 전공한 29세 모델, 디자인 연구원이라는 설정도 부여됐다. 올해 2월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플루언서로 활동해오며 현재 2만1000명의 팔로어를 보유 중이다. 롯데홈쇼핑은 가상 상담원 등 루시의 활용범위를 계속 확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패션 문화 편집 공간 ‘무신사 테라스’에서 파워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진행한 체험 마케팅에 참여하는 등 대회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롯데홈쇼핑 측은 "가상 모델 '루시'를 인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고도화해 활용 범위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에서 나아가 메타버스 서비스를 본격 추진하며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홈쇼핑이 공개한 가상인간 루시 / 사진=루시 인스타그램
앞서 신한라이프는 가상인간 로지를 기용해 화제를 모았다. 로지는 지난해 8월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가 만든 가상 인간이다. 본명은 오로지로, 영원한 22세라는 설정이다. 로지는 SNS에서 일반인처럼 활동하다 지난해 12월 가상 인간이라는 사실을 ‘커밍아웃’ 했다. 

신한라이프의 15초와 30초짜리 광고 2건의 유튜브 조회수는 무려 1600만회를 넘어섰다. 로지는 현재 뷰티 광고까지 섭렵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업계에 따르면 로지의 1년 광고수익은 이미 1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로지는 자신의 SNS 통해 '#협찬'이라는 문구를 당당히 올리기도 한다.

아직까지도 관련 영상에는 ‘신인 아이돌인가요’, ‘실제로 만나보고 싶어요’ 라는 댓글이 달릴 정도로 그의 움직임과 표정이 실제 인간과 구별이 어렵다는 평가다. 

CJ온스타일도 최근 가상 인플루언서 ‘루이’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MZ세대가 좋아하는 랩과 춤이 특기다. 루이는 AI 기술을 활용해 7명의 얼굴 데이터를 수집한 뒤 실제 인간의 모습과 가깝게 만들어졌다. 루이는 현재 '루이커버리'라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가상 인플루언서 루이의 모습 / 사진=CJ온스타일 제공
최근에는 의류 브랜드와 협업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해당 브랜드의 옷을 입고 노래를 열창한 것이다. 이 영상을 보고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알린다는 목적이다. CJ온스타일은 루이와 디지털 채널에서 다양한 형태로 콜라보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MZ세대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루이와의 콜라보를 진행했다”라며 “앞으로 버추얼 휴먼을 넘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업계의 가상 모델 활용은 가속화 할 전망이다. 이들은 실제 인간과 달리 사생활이나 범죄 등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도 낮다. 상황에 따라 콘셉트를 바꾸고 다양하게 이미지를 변화시킬 수도 있다. 광고 시장에서 가상인간의 선호가 높아지는 이유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상인간을 내세운 모델 마케팅이 과거의 사이버가수 ‘아담’처럼 짧은 이슈성 이벤트로 끝날지 장기적으로 계속될 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최근 가상 인플루언서들과의 협을 원하는 문의는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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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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