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3사는 배터리 원자재를 생산하는 세계 광물업체들과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격화되면서 안정적인 소재 공급원 확보가 중요해져 장기계약 체결을 통해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다.
폐배터리에서 배터리 원료를 추출해 다시 활용하는 사업도 펼치고 있다. 배터리에 쓰이는 주요 광물들은 대부분 희귀금속으로 매장량이 한정적인데 전량 해외 생산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폐배터리를 통해 원자재를 확보한다면 배터리 제조 원가절감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16일 호주 배터리 원자재 생산업체인 ‘오스트레일리안 마인즈와 니켈 가공품(니켈·코발트 수산화 혼합물) 장기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2024년 하반기부터 6년간 니켈 7만1000톤, 코발트 7000톤을 공급받기로 했다. 지난 6월에는 호주 니켈·코발트 제련기업인 퀸즐랜드 퍼시픽 메탈스(QPM)에 약 120억원을 투자해 지분 인수하고, 2023년 말부터 10년간 7만톤의 니켈과 7000톤의 코발트를 공급받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폐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순환 체계 구축에도 나섰다. GM과의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미국 재활용 업체인 ‘리-사이클(Li-Cycle’)과 미국 합작공장의 폐배터리 재활용 협력, 유럽 폴란드나 한국 오창 등 다른 공장에서도 폐배터리 재활용을 위해 유수의 업체들과 협력을 진행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코발트 생산 세계 1위업체인 스위스 글렌코어와 오는 2025년까지 코발트 약 3만톤을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 지난 8일에는 국내 1위 양극재 제조사 에코프로비엠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10조원대 대규모 양극재를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당분간 배터리 원자재 확보에 대한 부담은 덜었다.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 재활용(Battery Metal Recycle, BMR)’ 사업 전개에 가장 적극적이다. 올해 연말 폐배터리 재활용 시험 공장을 건설하고, 수년 내 상업 가동에 돌입하겠단 계획까지 내놨다. 폐배터리에서 수산화리튬을 추출하는 재활용 기술은 이미 확보해 국내 배터리사 중에는 가장 앞서있다.
삼성SDI는 지분 투자 및 장기 구매계약을 통해 안정적으로 리튬, 코발트 등 원자재를 수급하고 있다. 구체적인 공급처를 밝히진 않았지만, 주요 공급사를 통해 대규모 계약을 맺어 배터리 생산에는 차질이 없다는 게 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폐배터리 재활용에 관해서 삼성SDI는 원자재 원가 절감과 환경 규제 대응을 위해서 리사이클 전문업체와 국내 사업장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협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해외 사업장으로도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배터리 소재 가격이 오르는 것은 모든 배터리사에게 적용되는 이슈이기 때문에 민간 개발보다는 자원외교 등 정부 차원의 공동 대응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며 “리사이클링을 통해서 회수한 희귀금속의 단가가 저렴할 수 없지만,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환경규제로 폐배터리 재활용에 대한 강제조항이 들어가기 시작하는 추세로 배터리사들의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이젠 선택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