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발언을 듣기에 따라 제보자 조씨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보도 날짜를 논의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씨는 "이상한 말꼬리 잡기"라며 해명했다.
13일 조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밤사이 이상한 말꼬리 잡기식 내용들이 있어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박지원 원장과는 어떤 요소에서라도 윤 후보에 대한 내용들을 상의하거나 할 대상으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심지어 한달 후의 미래인 9울2일 보도는 하루 전날에도 알 수 없던 (저로서는) 사고와 같은 보도였으므로 말도 안되는 '엮기'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캠프는 온라인서 조직적으로 사실을 호도하는 몰고가기식의 여론몰이 할 생각하지 마시고 '조작' '공작'이라는 반복적인 황당한 구호 외에 저와 같이 사실관계를 입증하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SBS) 방송 당시 방송을 마치고 나서는 별로 그런 의문을 제기하는 언론은 안계셨는데 밤사이 말꼬리 잡기식의 억지 연결에 의아함을 가지신 분도 있는 것 같아 이곳(페이스북)을 통해 말씀드린다"고 했다.
논란이 된 발언은 조씨가 전날 출연한 SBS 8시 뉴스에서 나왔다.
그는 "(제보, 보도 등) 날짜와 기간 때문에 저에게 어떤 프레임 씌우기 공격을 하시는데 사실 9월2일이라는 날짜는 우리 원장님(박 원장)이나 제가 원했던거나 제가 배려받아서 상의했던 날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씨는 최초 보도 날짜에 대해 "그냥 이진동 기자(뉴스버스 발행인)가 '치자' 이런 식으로 결정을 했던 날짜"라고 설명했다.
해당 발언은 뉴스 본방송에서는 보도되지 않았으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약 30분 분량의 전체 인터뷰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조씨가 고발 사주 의혹 제보를 박 원장과 상의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9월2일은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가 윤 후보를 둘러싼 고발사주 의혹을 첫 보도한 날이다. 조씨는 지난 7월21일 뉴스버스에 제보했고, 8월 11일 서울의 한 호텔 식당에서 박 원장과 식사를 함께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씨의 발언 직후 앵커가 '박 원장에게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해주는 것인가'고 묻자 "그럼요"라고 답했다.
이어 "왜냐하면 (박 원장과 윤 후보가) 총장 이전에 중앙지검장 이전부터 친분이 있으신 것으로 알아서"라고 했다.
이에 앵커는 "박지원이랑 윤석열이랑 어떤 관계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이야기 할 수 없었다는 것이죠"라고 재차 확인하자 조씨는 "네"라고 했다.
이를 두고 야당은 국정원 개입설을 고리 삼아 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해당 발언이 알려진 이후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이거, 제가 이해하는 그 의미가 맞냐"고 적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도 페이스북에 "(조씨의) 이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건가. '우리 원장님이나 제가 원했던거나 배려받아서 상의했던 날짜?', 누구의 배려를 받아서 누구와 날짜 상의를 했다는 건가"라며 "내가 어제 포스팅에서 박지원 국정원장과의 회동 사실이 조성은에 의해 알려진 점을 말하면서 이런 얘기를 했었다. '조성은발 사고가 이거로 끝날 것 같지 않은 느낌. 스타일 자체가 치밀하지 못해 구멍이 곳곳에 있을 테니' 내 예언이 맞는건가? 이건 거의 자백 수준인데, 진짜 '공익제보자'로 인정"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 캠프 상황실장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박지원 국정원장이 야당의 유력 주자를 제거하기 위해 대선에 개입한 의혹이 불거졌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조씨는 박 원장의 사실상 정치적 수양딸"이라고 주장하면서 '박지원 게이트'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 원장을 국정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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