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중이라 (수입이 없어) 기대했는데 재난지원금을 못 받는다니 씁쓸하다."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5차 재난지원금)이 빠른 속도로 집행되면서 수혜 대상에서 제외된 이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국민신문고에는 국민지원금 이의 신청과 관련한 글과 민원들이 쏟아지고 있다.
1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9일간 국민지원금 누적 신청 인원은 3426만5000명이다. 예상 지급대상자 4326만명의 79.2%, 전국민의 66.3%에 해당한다. 현재까지 누적 지급액은 8조5662억원이다.
총 이의신청 건수는 전날 오후 6시 기준 25만7839건이 접수됐다. 온라인 국민신문고가 14만9484건, 오프라인 신청이 10만8355건이다. 국민신문고와 오프라인 창구에서 각각 하루 1만6000명, 1만2000건 꼴로 신청하는 셈이다.
이의신청 사유는 건강보험료 조정이 10만493건(39.0%)으로 가장 많았다. 가구구성 변경 9만6740건(37.5%), 해외체류 후 귀국 1만4961건(5.8%), 고액자산가 기준 이의 8655건(3.4%)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 국민지원금 지급 신청이 시작된 이후 가장 많은 이의신청 사유로 꼽힌 건보료 산정 기준을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독립한 형은 연봉 5000만원 버는 직장인인데도 재난지원금을 받고, (코로나 사태로) 가게 월세도 못 벌고 있는 부모님은 지원금 제외대상이다. X같은 기준"이라며 지역가입자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형평성 논란은 지원금 지급 방안 논의 과정에서도 이미 수차례 제기된 바 있다.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는 건보료 책정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자영업자와 같은 지역가입자에겐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가입자는 급여에 따라 건보료를 내지만 지역가입자는 소득, 재산, 자동차 등을 기준으로 건보료가 산정된다. 여기에 지역가입자는 2019년 종합소득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유리지갑'으로 불리는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불만은 나온다. 재난지원금은 한 푼도 안 주면서 세금은 철저하게 걷어간다는 것.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앱에도 "지원금으로 세수 구멍난 거 우리 월급에서 가져 갈거면서 우리는 왜 받지도 못하고 곳간에 돈만 넣어줘야 하나" "내 세금으로 왜 정치인들이 생색" "월급 좀 더 받는다고 세금 왕창 떼가더니 지원금은 대상자 아니라고 못 준대" "차라리 정말 어려운 사람만 선별하지" 등 불만글이 쏟아졌다.
지난 6월30일 주민등록세대와 납부 건보료를 기준으로 대상을 선별해 출생 등 가구원 수 변화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이의신청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지역 맘카페에는 7월 이후에 태어난 자녀가 지원금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이의신청을 해 아이몫의 지원금을 추가로 받았거나 신청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처럼 지원금을 두고 혼란이 거듭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상위 12% 경계선상에 놓인 사안에 대해 최대한 이의신청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해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때에도 이의 제기가 39만6000건 있었고, 그중 90% 이상을 수용했다"면서 "올해도 경계선상에 있고 담당자가 판단할 때 재량의 여지가 있는 모호한 부분이 있다면 최대한 민원인 입장에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이의 신청 창구를 기한인 내달 29일에서 2주 연장해 11월12일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이의 신청은 '국민신문고 이의신청' 창구와 거주지 주민센터에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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