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은 대형 상륙함 분야에 강점이 있는 한진중공업과 손잡았다. 지난달 19일 한국형 경항공모함(CVX) 사업 설계 및 건조를 위한 상호 협력 합의서를 체결했다. 양사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역량을 총동원해 경항모 사업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한진중공업은 대형 상륙함 분야에서 국내 유일의 설계·건조 조선소를 갖추고 있다. 지난 2007년과 올해 6월에는 1만4500톤급 강습상륙함인 독도함과 마라도함을 건조해 해군에 인도했다. 특수선과 방산분야에 강점을 가진 만큼 한국형 경항모 기본설계 수주에서도 강점을 드러낼 것으로 업계 일각은 전망하고 있다.
정우선 대우조선해양 특수선영업담당 상무는 “양사의 시너지를 적극 활용해 대한민국 해군에서 필요로 하는 경항공모함 사업을 반드시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5년 대한민국 해군의 의뢰로 수행했던 ‘항공모함 건조 가능성 검토 사업’ 경험을 또 하나의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사업 수행 이후에도 자체 개념설계를 진행해왔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핀칸티에리 조선사와 기술지원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해 자체 설계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핀칸티에리는 이탈리아 경항모인 카보우르함을 제작한 조선사다.
이에 맞서 현대중공업은 영국 밥콕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한국형 경항모 개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밥콕사는 영국의 최신예 항공모함인 ‘퀸 엘리자베스(Queen Elizabeth)함’ 개발에 직접 참여한 글로벌 방위산업 기업으로 최신 함정의 설계와 건조기술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갖췄단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밥콕과 손잡고 한국형 경항공모함(CVX) 사업 개념설계 사업자로서 함정설계의 첫 단계인 개념설계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바 있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양사가 보유한 핵심 기술력을 결집해 글로벌 함정사업을 선도해나가겠단 계획이다.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은 “조선과 방산 각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양사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대한민국 기함으로서 우리의 영해를 수호할 최적의 한국형 경항공모함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형 경항모 사업 설계는 지난해 현대중공업이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이미 완료했다. 하지만 내년 초 기본설계 입찰을 시작으로 향후 상세설계, 건조 계약까지 남아 있어 수주를 위한 기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경항공모함 사업이 착수되면 약 3~4년간의 기본설계가 진행된다. 이어 약 7~8년의 상세설계 및 건조 단계를 거친 후 인도된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는 지난 2월 한국형 경항모 사업추진 기본전략을 수립했다. 2033년까지 2조300억원을 투입해 경항모 설계와 건조 추진계획을 세웠다. 기획재정부가 사업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오는 10월 관련 보고서가 나올 예정이다.
한편, 국방부는 2022년 국방예산안에 한국형 경항모 건조를 위한 사업착수 예산 72억원을 책정했다. 국회 통과를 남겨뒀지만, 사업추진 전략이 나온 만큼 예산이 깎이더라도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경항모 기본설계를 위한 예산을 책정했으나 국회에서 예산이 삭감됐다”면서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관련 예산 규모를 정했지만 국회에서는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