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관찰과 연애에 주목하던 예능계에 성장 서사를 내세운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다.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성공에 힘입어 스포츠 예능이 확대되고 있는 한편, 참가자들의 성장 서사가 주요 동력인 오디션 예능도 시청자와 만날 준비를 마쳤다.
스포츠 예능 중 출연진 성장으로 주목받은 대표 사례는 ‘골 때리는 그녀들’이다. 여성들이 팀을 이뤄 자체 리그에서 맞붙는 내용을 그렸다. 실력이 부족했던 출연진이 점차 축구에 진심으로 임하며 성장하는 모습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최근 첫 리그전을 마친 ‘골 때리는 그녀들’은 올스타전과 시즌 2 제작 확정 소식을 전하며 열기를 잇는다.
이외에도 스포츠 예능은 종목을 다양화하며 세를 불리고 있다. 다수 방송사가 골프 예능을 론칭했고 tvN은 새 예능 ‘라켓보이즈’를 다음달 선보인다. 배드민턴 선수 출신 이용대를 필두로 2020 도쿄 올림픽 펜싱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오상욱과 가수 이찬원, 정동원, 그룹 세븐틴 부승관, 하이라이트 윤두준, 야구선수 출신 배우 윤현민과 SBS 드라마 ‘라켓소년단’에서 활약한 배우 김민기 등이 출연을 확정했다. 스포츠계 전설들이 함께하는 JTBC ‘뭉쳐야 찬다’ 시리즈 역시 7~8%대의 안정적인 시청률로 순항 중이다.
오디션 예능 열풍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MBC는 서바이벌 오디션 예능 ‘극한데뷔 야생돌’을, TV조선은 트롯 오디션 시리즈 확장판인 ‘내일은 국민가수’를 내세웠다. CJ ENM과 하이브는 그룹 엔하이픈을 탄생시킨 오디션 ‘아이랜드’ 시즌2를 론칭, 걸그룹 제작에 나선다. 이외에도 국악 오디션인 MBN ‘조선판스타’, JTBC ‘풍류대장-힙한 소리꾼들의 전쟁’ 등 다양한 장르의 오디션이 시청자와 만난다. Mnet은 절치부심 끝에 마련한 새 오디션 프로그램 ‘걸스플래닛999 : 소녀대전’을 방영하고 있다.
스포츠와 오디션 모두 출연진 성장 서사가 인기를 끄는 원인이다. 프로그램이 성공할 경우 이를 기반으로 한 IP(지식재산권) 사업을 벌일 수 있다는 점 역시 방송사들엔 매력적이다. TV조선은 ‘미스터트롯’을 성공시키고 상위권 출연진이 주축이 된 예능 ‘뽕숭아학당’과 ‘사랑의 콜센타’ 등을 선보여 시청률 우위를 점했다. ‘골 때리는 그녀들’은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며 일부 시청자 사이에서 MD 출시를 바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방송 관계자는 27일 쿠키뉴스에 “예능의 성장 서사는 강력한 무기 중 하나”라면서 “출연진들에게 스토리가 덧입혀지며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에 보다 더 쉽게 애착과 몰입을 느끼게 된다”며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 이어 “방송 플랫폼이 많아지며 관찰, 육아, 요리 등 기존 인기 장르에 더해 연애 예능과 캠핑·여행, 인포테인먼트 등 다양한 장르의 예능이 나오고 있다”면서 “충성도 있는 시청자를 모을 수 있는 스포츠와 팬덤 형성이 가능한 오디션 등 성장에 기반을 둔 예능도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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