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전날 반년 만에 3000선이 붕괴된데 이어 현재까지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후 12시20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1.21% 빠진 2926.45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81%(23.89포인트) 오른 2986.06에 출발한 뒤 장 초반 1%에 육박하는 오름세를 보였지만 이내 하락 전환됐다. 장 초반 개인투자자들이 1000억원 이상 순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를 막기 역부족이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는 실적 시즌을 앞둔 만큼 반등세가 유지되기 보다 기대와 우려가 혼재될 수 있다"며 "높은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문제가 기업들의 이익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연중 최저가인 7만2200원을 찍은 데 이어 현재도 7만1600원까지 내려가며 낙폭을 키웠다. SK하이닉스도 전장보다 2.53% 내린 9만6400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 12%나 빠진 셀트리온은 1.15% 내린 12만5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 출범 등의 영향으로 전날 8% 넘게 급락한 카카오뱅크는 현재 3.12% 하락한 5만8100원에 거래 중이다.
코스피 하락장이 전개되자 빚내서 투자한 개미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 잔고는 24조8393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한 달간 1조원 가까이 줄어들긴 했지만, 2019년 평균 10조원, 2020년 평균 19조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개미들의 비명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손절하고 싶어도 이제 손절도 못하겠고 자꾸 (코스피가) 빠지니까 눈물만 난다" "강제 존버(버티기)" "일희일비 안하려해도 어제에 이어 오늘까지 빠지니 심각하다" "삼성전자 이러다 7만선도 무너지는 거 아니냐" "오늘 하루만 수백만원을 날렸다" "멘탈 붕괴" 등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 사이에선 현재 코스피 2900선도 위태롭고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겹악재로 인한 지수 부진이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급망 차질 및 미중 무역갈등 격화 등 요인들이 산적해 있어 당분간 코스피는 조정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이날 코스피 단기 저점(락바텀)으로 2940선, 연말까지는 2800 초반을 예상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경기사이클이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는 우상향 국면이라면 코스피는 이들 지표보다는 높은 레벨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며 "연말까지 코스피가 3000~3300선 사이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를 하회하는 구간에서는 분할매수 대응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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