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임대주택 임대료 장기체납 6만가구…체납액만 429억원

LH 임대주택 임대료 장기체납 6만가구…체납액만 429억원

소병훈 "주거취약계층 보호해야"

기사승인 2021-10-07 09:08:59
사진=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거취약계층에게 임대한 공공임대주택 거주가구 가운데 3개월 이상 임대료를 미납한 가구가 6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면 LH 공공임대주택에서 최소 6만 가구가 강제퇴거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가 제출한 공공임대주택 미납가구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LH 소유 공공임대주택에서 임대료를 미납한 17만762가구 중 3개월 이상 임대료를 미납한 가구는 6만632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납한 임대료는 전체 미납 임대료 580억2500원 중 74%를 차지하는 429억1100만원에 달한다. 

또 6개월 이상 임대료를 납부하지 못한 가구는 3만15가구로 이들은 308억500만원의 임대료를 미납했다. 10개월 이상 임대료를 납부하지 못한 가구도 1만9302가구에 달했다. 특히 이들은 229억1100만원의 임대료를 납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LH는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가구가 3개월 이상 임대료나 관리비를 납부하지 않은 경우 '주택관리규정 시행세칙'에 따라 가옥명도 청구소송을 제기하고, 여기에 확정판결이 내려진 경우 자진퇴거를 촉구하도록 정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작년 3월부터 현재까지 시행하고 있는 공공임대주택 임대료 납부 유예 조치가 끝나면 이들은 정해진 규정에 따라 공공임대주택에서 쫓겨날 수 있다. 

LH는 ‘공공임대주택 미납 임대료를 1년간 분할 납부할 수 있도록 해 주거취약계층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입장이지만, 소 의원은 "임대료 분납이 세입자들에게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현재 LH 공공임대주택 임대료를 3개월 이상 내지 못한 약 6만 가구가 평균적으로 미납한 금액은 70만7729원이다. 따라서 이들은 임대료 납부 유예 조치가 끝나면 기존 임대료에 미납 임대료를 월 5만8977원씩 1년간 추가 납부해야 한다. 또 임대료를 6개월 이상 내지 못한 약 3만 가구는 월 평균 8만 5527원을 1년간 추가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임대료 미납가구가 가장 많은 전세임대주택이나 국민임대주택에 거주하는 가구는 △생계급여 또는 의료급여 수급자 △만 65세 이상 고령자 차상위계층(2인가구 기준 154만원) △월평균 소득이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70% 이하 가구(2인가구 기준 319만원) 등 소득이 적고, 대부분 향후 소득 증가 가능성도 낮은 가구이기 때문에 가구당 월 6~9만원의 임대료를 추가 부담하는 것은 이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게 소 의원의 주장이다.

소 의원은 "임대료를 미납한 가구 중 자력으로 미납 임대료를 납부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최소한의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임대료 미납액에 상응하는 금액을 직접 지원하거나, 미납 임대료에 대한 채무탕감을 실시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임대료를 내지 못하는 가구가 급증하자 별도의 예산을 편성해 주거위기가구에 대한 임대료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소 의원은 "공공임대주택 거주자에 대한 임대료 납부 유예 조치가 끝나면 6만 가구 이상이 공공임대주택에서 쫓겨나 큰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LH가 임대료 납부 유예 조치를 종료하기 전에 충분한 대책을 수립해 주거취약계층이 한계 상황에 내몰리지 않도록 보호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LH관계자는 쿠키뉴스를 통해 "LH는 전국민의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전국임대주택의 임대료를 동결(21~22년)하고 있다"며 "금융기관과 함께 기부금(3.3억)을 조성해 장기체납가구의 체납임대료 및 관리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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