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규는 10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1`2022 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수원 KT와 원정 경기에서 15득점 6리바운드 4블록으로 활약했다. DB는 김종규가 골밑을 단단하게 지킨 가운데 뜨거운 슛감을 선보인 허웅(26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의 활약에 힘입어 73대 67로 승리했다.
김종규는 “시즌이 개막했는데 첫 경기에서 승리해 기분이 좋다. 무엇보다 수비가 잘 됐던 것 같다. 수비가 원하는 쪽으로 잘 이뤄졌고, 그래서 기분 좋게 이길 수 있었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경기 도중 김종규는 KT의 신인 하윤기와 매치업이 됐다. 두 선수의 매치업은 상당히 많은 관심을 받았다.
김종규는 2013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이후 승승장구하며 KBL을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2년 전 FA 자격을 통해 KBL 역대 최고 연봉자(12억7900만원)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반면 하윤기는 올해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KT에 입단한 이제 프로농구에 들어선 샛병아리다.
김종규와 하윤기는 상당히 닮았다. 큰 신장에도 탄력이 좋은 빅맨으로 외곽 플레이도 가능하다. 커리어도 상당히 유사한데, 어릴 때부터 한국 농구의 미래 자원으로 낙점받으며 대학 시절에 국가대표팀에 선발되기도 했다.
김종규도 자신의 뒤를 이을 수 있는 하윤기를 유심히 지켜보는 듯 했다. 그는 “(하)윤기가 KBL 데뷔전이지 않나. (허)웅이가 경기 전에 보여주라고 하더라. 그래서 윤기를 블록하면 ‘Welcome to KBL이라고 할게’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종규가 말한 문구는 NBA의 전설 마이클 조던이 신인 시절 디켐베 무톰보에게 했던 말을 패러디 한 것이다. 과거 무톰보가 자유투 라인에 선 조던에게 “눈을 감고 자유투를 쏠 수 있냐”고 도발을 했고, 이에 조던은 눈을 감고 자유투를 성공시키면서 “Welcome to NBA”라고 했다.
김종규는 이날 경기에서 하윤기를 상대로 블록을 2번이나 성공했다. 하윤기가 패기 있게 공격을 시도했지만 노련한 김종규의 앞에선 통하지 않았다.
다만 김종규는 “농담을 던지려고 했는데 숨이 차가지고 힘들어서 실제로 하진 못했다”라며 웃으며 “윤기는 신체조건이 좋은 선수다. 높이도, 힘도 루키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굉장히 의욕적으로, 적극적으로 뛴다는 게 느껴졌다. 적응하면 잘할 것 같다. 너무 좋은 선수였다”라고 후배에 대해 칭찬했다.
한편 김종규는 올 시즌 DB의 주장으로 임명됐다.
같이 수훈 선수로 선정된 허웅은 주장 김종규에 대해 “10개팀 가운데 최연소 주장인데 모든 선수들의 말을 먼저 들어주고, 하나하나 신경 쓰려고 하는 모습이 보인다. 앞으로도 계속 주장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종규는 허웅의 말에 웃음을 지으며 “감독님이 선수단 분위기를 계속 강조하신다. 잘 될 때도, 안 될 때도 (분위기를)밝게 이어가자고 말씀하셔서 노력하고 있다. 웅이가 옆에서 도와주고 있다”라며 “(윤)호영이 형이나 (박)찬희 형이 잘 잡아줘서 동생들도 잘 따라온다. 선수단이나 벤치 분위기가 굉장히 좋은 만큼, 이런 부분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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