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모’는 쌍둥이로 태어나 여아라는 이유만으로 버려졌던 아이가 오라비 세손의 죽음으로 남장을 통해 세자가 되면서 벌어지는 궁중 로맨스다. 첫 회에는 왕세자의 쌍둥이 여동생 담이(최명빈)가 세자의 삶을 살게 된 전사(前史)가 담겼다. 쌍둥이 여자라는 이유로 죽을 위기에서 살아남는 담이는 궁 밖에서 산다. 운명에 휩쓸린 담이는 궁녀로 궐에 돌아오고, 우연히 세자가 된 쌍둥이 오빠 이휘(최명빈)와 마주친다. 서로 존재를 모르는 두 사람은 꼭 닮은 얼굴에 놀란다. 이휘는 참수형 위기에 처한 스승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담이에게 궁녀 옷을 빌려 출궁한다. 그러다 담이로 오인받아 죽은 이휘를 대신해, 담이가 세자 이휘를 연기하며 궁에서 살아간다.
남장여자 소재는 사극의 단골 소재다. SBS ‘여인천하’부터 KBS2 ‘성균관 스캔들’·‘구르미 그린 달빛’ 등 다수 작품에 등장했다. 하지만 남장여자가 왕세자 삶을 사는 건 ‘연모’가 처음이다. 여기서부터 차별점이 생긴다. 비극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이휘와 담이 남매 이야기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무게감으로 그려졌다. 아역 배우들이 선보인 호연은 극에 몰입을 더하며 안방극장에 전개를 납득케 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탄탄한 플롯에 시청자도 화답했다. 1회부터 시청률 6.2%(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연출을 맡은 송현욱 PD는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로맨스, 액션, 정치싸움, 웃음이 얽혀서 비극적이면서도 재밌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 시간대 라이벌로는 판타지 사극 SBS ‘홍천기’가 포진해 있다. 후발주자로 나선 ‘연모’가 내세운 무기는 남장여자 왕의 비밀스러운 궁중 로맨스다. 진지한 분위기에 멜로와 웃음이 어우러진 복합장르는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 될 여지가 있다. 극의 중심을 어떻게 잡아갈지가 주목된다.
■ 볼까
트렌디한 퓨전 사극 애청자라면 시청을 권한다. 배우 박은빈과 그룹 SF9 로운 등 젊은 배우의 풋풋한 매력을 사극으로 감상하고 싶은 시청자에게 추천한다. 웹툰 원작 팬 역시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을 듯하다.
■ 말까
눈물 쏟는 비극 로맨스를 보고 싶지 않으면 시작하지 않는 게 낫다. 후반으로 갈수록 눈물을 쏟을 여지가 크다. 20부작 편성인 만큼 16부작도 길다고 느끼는 시청자에겐 다른 작품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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