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당진공장 통제센터를 불법점거 해온 비정규직 노조는 전날(15일) 오전 7시를 기해 52일간의 무기한 파업을 중단하고 현장에 복귀했다. 지난 13일 현대제철과 사내 협력사, 협력사 노조 간 체결한 노사합의안에 따른 것으로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보장, 신설 자회사 추가 채용 중단, 비정규직 근로자의 공정 재배치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번 합의안에는 비정규직 노조가 그동안 불법파견이라고 주장해온 ‘현대제철 직고용’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비정규직 노조는 향후 불법파견에 대한 투쟁을 사실상 예고하고 있어 노조 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이다.
비정규직 노조는 현장 복귀 지침 하달을 통해 “노사합의서가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먼저 조직을 추스르고, 조합원들과 함께 호흡하며 전열을 가다듬겠다”며 “직접고용·정규직 전환 투쟁을 승리하기 위해”라고 이번 합의의 의미를 밝혔다. 노사간 합의에 따라 생산 현장에 복귀하지만, 그동안 주장해온 정규직 전환에 대한 투쟁은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또한, 현대제철은 정규직 노조와의 임단협 무산으로 노조 리스크를 더하고 있다. 현대제철 정규직 노조는 사측과 올해 임단협 협상이 무산되자 지난 13일 임시대의원 회의를 열고 만장일치 의결로 쟁의권을 획득했다. 현재 파업에 돌입하진 않았으나, 투쟁조끼를 착용하고 근무하는 등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쟁의권을 획득한 정규직 노조는 언제든지 파업에 돌입할 수 있는 상태다.
정규직 노조는 기본급 9만9000원 인상과 생활안정지원금 300%, 노동지원 격려금 700만원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복귀 현장선 혼선 빚어져...연말까지 공장 재배치 예정
비정규직 노조 소속 근로자들이 복귀했지만, 현장에서는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그동안 비정규직 노조원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 현대제철 자회사 현대ITC 소속 근로자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면서 현재 작업 현장에서 혼재 작업 가능성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노조 관계자는 “오늘부터 근로자들이 다시 현장에 나왔지만, 혼재 작업 우려로 인해 무기한 대기하고 있는 상태”라며 “정상적인 공장 가동 상황까지는 다소 시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사측은 공장 정상화를 우려할 상황이 아니란 입장이다. 노사 합의를 통해 연말까지 공정 재배치를 마무리하고, 차례로 인력을 재배치할 계획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두 달여 공백에 따라 일부 현장에서 사소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파업 당시에도 공장은 정상 가동된 만큼 어려움이 없다”며 “생산 과정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산 차질 우려를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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