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밥 대신 빵·우유?"…급식·돌봄 파업 예고에 속 타는 부모들

"아이 밥 대신 빵·우유?"…급식·돌봄 파업 예고에 속 타는 부모들

학비연대 "내일 전국서 최대 4만명 참여 예상"
"점심에 빵·우유 준다는데..." 학부모들 불만

기사승인 2021-10-19 14:19:57
초등학교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2021.08.17. 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전국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파업 당일 돌봄과 급식 공백이 불가피해지면서 각 학교들은 빵과 우유, 도시락 등 대체 급식을 제공해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입장이지만 학부모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초등 2학년 자녀를 둔 김지영씨(38·여)는 "학교에서 20일 급식이 샌드위치와 주스로 대체된다는 알림을 받았다"며 "(퇴근 전까지) 아이가 학교 끝나면 학원에 오래 있는데 배가 고프지 않을지 걱정이다. 도시락이라도 싸주고 싶은데 가능한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학교는 급식 단가 내에서 대체 식단으로 완제품 급식을 제공한다곤 하지만 한창 크는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빵과 우유는 부족해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너무 가격만 맞추려 한 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경기 안산에 사는 이은수씨(40·여)도 "초등 4학년 아이가 내일 학교에 가는 날인데 이렇게 전날 연락이 와 급식이 나오지 않는다고 하니 걱정"이라고 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아이 학교에서 점심으로 빵과 우유가 나온다고 하더라"라며 "아이가 수요일 아침에 밥을 많이 먹고 (학교에) 갈 거라고 하는데 너무 안쓰러웠다"고 말했다. 

학교비정규직 총파업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 연합뉴스
온라인에도 비슷한 고민이 잇따르고 있다. 맘카페에는 "내일 급식과 돌봄 파업하면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 "도시락을 대신 보내도 될까" "아이를 어디에 맡겨야 하나" "파업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부모 입장에서 곤란한 건 사실" "아이들도 학교 안보내고 대항해야 하나"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과 학부모 몫" 등 반응이 이어졌다.

학부모들이 이같은 고민을 하는 건 오는 20일 급식조리사, 돌봄전담사 등으로 구성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 소속 2만명의 조합원들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총파업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학비연대 측은 전년 대비 △기본급 9% 인상 △명절휴가비 등 복리후생비용 정상화 △근속수당 인상 상한선 폐지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교육당국은 △기본급 1.12% 인상 △근속수당 일괄 1000원 인상 △맞춤형 복지비 하한액 5만원 인상 등을 제시하며 맞섰다. 학비연대와 교육부, 교육청이 지난 14일 마지막 마라톤 교섭을 진행했으나 끝내 결렬돼 파업이 확정됐다.

학비연대는 전국교육공무직본부와 전국여성노조 소속 조합원까지 포함하면 이번 파업 참가 인원은 최대 4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업 참가 학교도 6000곳에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역대 최대규모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총파업에 대응해 학생과 학부모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급식의 경우 파업 미참여 직원들의 협조로 정상 운영하되 급식이 어려운 경우 기성품 도시락이나 빵·우유 등 대체 급식을 제공한다.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교내 인력을 활용하고 마을 돌봄기관 이용을 안내하는 등 학교별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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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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