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육군 부대에서 장병들에게 이상이 의심되는 회색 달걀과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카레를 급식으로 제공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해당 부대 측은 급양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송구하다'면서도 "(문제가 된) 카레를 취식한 인원은 5명으로 이상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20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 따르면 전날 11사단 예하 부대 소속이라고 밝힌 A씨는 "점심에 유통기한이 3개월 지난 카레를 배식했다"고 말했다.A씨는 "10월11일 배식한 계란도 누가 봐도 이상이 있어보여 보고를 했으나 '조리 중 문제가 생긴 거 같다'며 그냥 넘겼다"고 주장했다.
A씨가 함께 공유한 두 장의 사진에는 카레 소스 제품에는 올해 7월10일까지라고 유통기한이 적혀 있다. 해당 카레를 배식 받은 것으로 보이는 장병의 플라스틱 식판에는 식사를 일부 한 듯 밥에 카레가 묻어 있다. 또 다른 사진 속 삶은 달걀은 상당수 껍질이 깨지고 일부는 회색빛이 돌았다.
A씨는 "부대는 급양관(간부)이 있음에도 전문 지식이 없는 간부들로 무분별하게 급양감독을 편성해 운용 중에 있다"면서 부담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통기한 지난 식재료를 사용한게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부대장이 보고를 받고도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폭로가 제기된 11사단은 육대전을 통해 "장병 급식 개선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급양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부분에 대해 송구한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문제가 된 달걀과 관련해 "10월11일 저녁 조리시 발견돼 대대장이 현장에서 확인 후 전량 폐기했다"며 "참치김치볶음으로 대체해 급식했다"고 전했다.
유통기한이 지난 카레에 대해서는 "급식 중 식별돼 즉각 폐기하고 짜장으로 대체 급식했다"면서 "현재까지 확인 결과 카레를 취식한 인원은 5명이나 이상징후는 없다"고 해명했다.
부대 측은 "사단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사단 차원에서 식자재 보관 및 관리, 현장 급양감독 실태 등 급식 전반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며 "지휘관리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면 관련자에 대해서도 엄정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부대 측의 해명과 사과에도 이를 본 누리꾼들은 분노했다. 특히 부대 측이 유통기한 지난 카레를 먹은 장병이 많지 않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을 두고 질타가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부대 측의 입장에 댓글을 달아 "(유통기한 지난 카레를 먹은) 인원이 적고 탈이 안났으니 염려하지 말라는 건가"라며 "애초 유통기한이 지난 카레가 나간게 잘못"이라고 일침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도 "아들들이 이런 걸 먹었다고 생각하니 눈물난다" "또 높은 사람이 (부대로) 가야 반짝 바뀌려나" "군 급식은 항상 문제인데 왜 개선이 되지 않을까" "다른 부대서 급식 문제로 곤혹을 치를 때 이 부대는 점검도 안했나" 등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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