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포항 또 너냐… 트레블 문턱에서 무너진 울산 

[ACL] 포항 또 너냐… 트레블 문턱에서 무너진 울산 

기사승인 2021-10-20 22:13:53
패배 후 아쉬워하는 울산 현대 선수단.   연합뉴스
[전주=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울산의 트레블 꿈이 무너졌다.

울산 현대는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동아시아권역 울산 현대와 4강전에서 연장전까지 이어진 승부에서 1대 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블투이스의 실축으로 4대 5로 패배했다. 결승 진출이 좌절된 울산은 지난해부터 이어온 무패 행진을 18경기에서 마감했다.

결승으로 가는 문턱에서 포항을 또 만났다. ACL에서 ‘동해안 더비’가 열린 건 최초다. 울산은 이날 경기 전까지 K리그에서 진행된 역대 ‘동해안 더비’ 전적에서 포항에 57승 51무 62패로 밀리고 있었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아주 중요한 순간 포항에게 덜미를 잡힌 쓰린 기억이 있는 울산이었다.

울산은 2013년 K리그 최종전에서 포항에게 후반 추가시간에 실점을 하면서 다잡은 우승트로피를 포항에 내줬다. 2019년에도 K리그1 최종전에서 포항이 4대 1로 이기면서 우승 트로피가 전북에게 넘어갔다. 울산 입장에서는 피눈물 나는 기억이다.

하지만 올해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번 시즌 울산은 포항과의 상대 전적에서 2승 1무로 앞섰다.

울산은 체력적으로 지친 상황이었다. 지난 17일 열린 전북 현대와 8강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포항은 같은 날 경기를 치렀지만 연장전을 치르지 않아 체력적으로 우위였던 상황이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경기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선 우리 팀은 지난 경기에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 과연 내일 우리 선수들이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며 “지난 경기에서 육체적인 피로도 있지만, 정신적으로 큰 경기를 치른 후유증도 남아 있을 거다. 우리 선수들도 경험이 있으니 잘 회복할 거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의 말대로 울산은 전반전은 최대한 체력을 아끼는 쪽으로 플레이를 펼쳤다. 일부러 템포를 최대한 낮추면서 경기를 풀었다. 치고 나갈 상황도 최대한 억제했다.

전반전을 0대 0으로 마친 울산은 후반 7분 윤일록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사우디 티켓이 눈앞까지 다가왔다.

하지만 후반 21분 변수가 생겼다. 원두재가 후반 23분 임상협에게 양발로 타이밍 늦은 태클을 했다. 주심은 즉시 레드카드를 꺼냈다. 이후 포항의 일방적 공세가 시작됐다. 끊임없이 두들기던 포항에서 극적 동점골이 터졌다. 후반 45분 높게 올린 긴 패스가 그랜트 머리에 걸렸다. 반대편 포스트에 이 공이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결국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고, 승부차기에서 블투이스가 실축을 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K리그 최초의 트레블도 올해도 이뤄지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홍 감독은 “내 머릿속에 3관왕 가능성은 없었다. 목표를 가지고 노력해야 하지만, ACL은 끝났으니 이제부터 나머지 K리그와 FA컵 우승을 하기 위해 더 큰 노력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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