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무서운 울산… 올해도 '가을 트라우마'에 눈물

찬바람이 무서운 울산… 올해도 '가을 트라우마'에 눈물

일주일 사이에 2개 대회 탈락… 트레블서 무관 위기에
오는 31일 수원 FC전을 시작으로 파이널 스플릿 돌입

기사승인 2021-10-28 16:34:12
지난 27일 FA컵 4강전에서  전남 드래곤즈에 패배한 뒤 좌절하는 울산 선수단.   대한축구협회(KFA)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프로축구 울산 현대가 올해에도 ‘가을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했다.

울산은 최근 몇 년간 뒷심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왔다. 2019시즌에는 1위를 지키다 리그 최종전에서 포항에 1대 4로 대패해 전북에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 지난해에도 시즌 내내 리그 선두를 달리다 2경기를 남기고 전북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고, FA컵 결승에서도 전북에 패해 트로피를 내줬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으로 아쉬움을 씻었으나 국내 대회 제패의 한이 남았다.

울산은 최근 실패를 만회하고자 올 시즌을 앞두고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선수단에 ‘위닝 멘탈리티’를 계속해 강조한 홍 감독의 지휘에 따라 선수단이 똘똘 뭉치면서 시련을 헤쳐왔다. 여기에 홍 감독은 한 전술에만 치우치지 않고, 빠른 역습 축구나 빌드업 등 다양한 전술을 울산에 이식했다. 이동경, 이동준 등 젊은 선수들과 백전노장 이청용과 윤빛가람 등 신구 조화도 눈에 띄었다. 

10월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울산은 승승장구했다. 5월에 리그 선두로 올라선 이후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질 않았다. ACL에서는 조별 예선에서 전승을 거둔 뒤 16강에서 일본 J1리그 최강팀 가와사키 프론탈레를, 8강에서는 전북을 모두 꺾으면서 4강까지 진출했다. 준결승까지 진출한 FA컵에서는 4강 중 유일한 K리그2팀 전남을 상대하게 되면서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3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이 가능해 ‘트레블’이 눈 사정권으로 다가왔다. 이제껏 K리그 구단이 트레블을 달성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기에, 울산은 역사의 주인공이 되는 듯 했다.

지난 27일 FA컵 4강전에서  전남 드래곤즈에 패배한 뒤 관중에게 인사하는 울산 선수단.   대한축구협회(KFA)
하지만 지난 20일 ACL 4강전 포항 스틸러스와 맞대결이 악몽의 시작이었다. 숙명의 라이벌과 경기에서 윤일록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후반 23분 주장 원두재가 다이렉트로 퇴장을 당하는 변수가 생겼다. 이후 후반 종료 1분을 남겨두고 동점골을 내주면서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고, 승부차기에서 불투이스가 실축하면서 결승 티켓을 포항에게 넘겨줬다.

탈락의 아픔이 씻겨 내려가기도 전인 지난 24일 성남 FC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선 1대 2로 패배하면서 전북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약 2년간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던 약체에게 경기를 내주면서 충격은 배가 됐다.

울산은 이에 그치지 않고 27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1 대한축구협회(FA)컵’ 준결승에서 K리그2 전남 드래곤즈에 1대 2로 패해 대회에서 탈락했다. 일주일 사이에 두 개의 우승 트로피와 작별인사를 한 울산이다. 이번에도 시즌 중반까지 저력을 보이다 막판에 무너진 모양새다.

이제 남은 건 K리그 뿐이다. 당장 오는 31일 수원FC와 K리그1 34라운드 경기가 있다. 탈락의 충격에 더해 선수들의 피로가 누적되고 불투이스, 이동준 등 부상자까지 추가로 발생하면서 우승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홍 감독은 지난 27일 전남전이 끝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간 밖에서 이런 모습을 보다 이번에 처음 접하고 있다”라며 “우리 선수들의 자신감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부터 좋지 못한 결과가 있어 그런 생각을 하고 계실지 모르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마지막까지 우리에게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팀 분위기는 전혀 문제없다. 다만 오늘 경기를 이겼더라면 체력적, 정신적 부분에서 좋았겠지만 다시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시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는데, 일정상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되었다. 이 점을 잘 넘어설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