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근 감독이 이끄는 대구 FC는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1’ 35라운드 수원 FC와 원정 경기에서 2대 1로 승리했다.
정규리그 5경기 만에 승리를 맛본 대구는 승점 52점으로 앞서 수원 삼성을 2대 0으로 누른 제주(승점 51점)에 승점 1점 앞선 3위를 유지했다. 최근 선수단 일부가 대구 동성로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핼러윈을 즐기다가 중징계를 받은 악재 속에서 일궈낸 극적인 승리였다.
경기가 끝난 뒤 이 감독은 “긴 터널을 벗어난 기분이다. 0대 1로 지고 있다가 2골을 넣어 역전했기에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라며 “지고 있을 때 이전 경기들이 생각났다. 걱정도 했다. 그래도 주장을 비롯해 모든 선수들이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특히 장성원은 몸이 안 좋아 병원도 다녀왔는데, 참고 일어나줬다. 고마운 마음이다”고 경기를 총평했다.
이어 “우리 팀에는 맡은 역할을 좀 더 충실히 할 수 있는 선수들이 필요하다고 본다. 어린 선수들이 많아선지 몰라도, 한 경기 잘하면 언행이 들떠있는 분위기가 피치에서 보인다”라며 “특히 올림픽에 다녀왔던 선수들, 마치 스타처럼 행동하는 게 보기 안타까웠다. 더욱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하고, 조금 더 겸손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경험이 없는 어린 선수들, 부상을 안고 뛴 선수들이 오늘 경기에서 팀을 위해 헌신하려는 모습을 봤다. 이런 선수들이 많아야 팀이 발전할 수 있다. 항상 팀을 위해 헌신하는 선수들이 많아야 팀이 발전하고 우승할 수 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멀티골을 넣은 에드가였다. 전반 19분에는 장성원이 낮게 깔아 넣은 크로스를 침투 후 니어 포스트 근처에서 동점을 만들었고, 후반 30분에는 세징야의 코너킥을 머리로 밀어 넣어 역전을 일궈냈다.
이 감독은 에드가의 활약상에 대해 “아킬레스 부상 수술 이후 완전히 낫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를 뛰고 있다. 부상이 많아 안타깝다”라면서도 “에드가는 한국 선수들 이상으로 굉장히 프로다운 멘탈을 보이고 있다. 더 잘했으면 하는 마음도 들지만, 이미 에드가는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무엇을 하든 항상 모든 힘을 쏟는 선수다. 그런 에드가의 모습이 우리 팀의 어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된다”고 칭찬했다.
이 감독은 “에드가가 경기력이 안 좋아도 존재 유무에 따라 상대 수비수가 느끼는 부담감이 차이가 난다. 오늘도 크로스를 신경쓰자고 했는데, 에드가가 득점을 해줬다. 에드가를 남은 경기에서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