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IB(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의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 최종입찰에 금융사, 일반기업, 사모펀드, 해외투자자 등 총 18개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한국금융지주 주력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키움증권, 대만 푸본생명 등 기존 과점주주들과 호반건설, KT, 업비트, 글랜우드 PE 유진 PE, PS얼라이언스 등 일반기업과 사모펀드(PEF)까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보는 기존 과점주주들도 이번 입찰에서 4% 이상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면 사외이사 1인 추가 추천권을 부여하겠다는 점을 명시했다. 우리금융의 주요 주주는 예보(15.25%), 국민연금(9.80%), 우리사주조합(8.75%), IMM PE(5.62%), 푸본생명(4%), 한국투자증권(3.77%), 키움증권(3.76%), 한화생명(3.18%) 등으로 구성됐다.
만약 한국투자증권이 추가적인 지분을 획득할 경우 이사회의 발언권은 상대적으로 커지게 된다. 김남구 회장은 그동안 한국금융지주를 ‘한국의 골드만삭스’와 같은 대형 투자은행(IB)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꾸준히 M&A(인수합병) 추진과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몇해 전 구 KDB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과 구 현대증권(현 KB증권) 인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의 우리은행 지분 인수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금융지주가 은행업의 직접적인 진출 보다는 지분투자 방식의 수익 다변화가 목적”이라고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오너 중심의 증권사가 은행업을 함께 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투자 목적이나 전략적 제휴에 가깝지 않나 싶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한국금융지주 자회사가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사업 운영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국금융지주 관계자도 “지분 인수 배경은 확실하게 오픈돼 있지 않으나 특별한 배경은 없다고 본다”며 “단순 투자가 주된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금보험공사가 매각하는 10% 지분은 특정 기업이 모두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분할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IB업계에서는 한국금융지주의 지분 인수 추진에 대해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은행업은 코로나19 반사이익으로 수익을 내고 있지만 성장성이나 미래가치를 본다면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며 “배당 수익도 정부의 규제에 따라 들쑥날쑥하는 불확실성이 크다. 투자 목적이라면 다른 기업도 많은데 은행업을 택한 것은 의외”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남구 회장은 지난 2016년 8월 한국경영학회에서 “자금수요자와 공급자 간 단순 매칭 역할을 뛰어넘는 ‘종합 금융 조력자(Financial Enabler)’가 되겠다. 은행, 증권, 자산운용, 벤처캐피탈로 이어지는 금융 풀라인업(full line-up)을 구축할 것”이라고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