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한 골차 신승이었지만, 경기 과정은 상당히 좋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아랍에미리트(UAE)와 A조 5차전에서 황희찬의 페널티킥 득점에 힘입어 1대 0으로 승리했다. 승점 3점을 추가한 한국(승점 11점)은 이란에 이어 조 2위를 유지했다.
화끈한 경기력을 보여준 한국이다.
최종 예선을 치르면서 벤투 감독은 전술 변화 없이 빌드업 축구만 강요하면서 적잖은 비판에 시달렸다. 여기에 11월 소집 명단에 공수의 핵심 전력인 황의조와 김영권(감바 오사카)이 부상으로 빠지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꾸준히 강조했던 빌드업과 전방 압박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듯한 경기력이 나왔다.
UAE를 상대로 확실하게 경기를 지배하면서 한국은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한국의 점유율을 60%에 달했다. 전방 압박도 눈에 띄었다. 앞선에서 강하게 압박해 상대의 실책을 유도해냈고, 이는 역습의 시발점이 됐다.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선수들의 움직임은 유기적이었다. 좌우 측면에 배치된 황희찬과 손흥민은 수시로 자리를 바꿔가며 계속해서 상대 수비의 공간을 노렸다. 3선에 위치한 황인범은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수비진에서는 김민재(페네르바체)를 필두로 안정적인 수비력을 펼쳤다. 후반전에 내준 한 차례역습을 제외하고는 실점 위기는 없었다. 후방에서 수비 라인은 골키퍼 김승규가 완벽하게 조율했다.
완벽한 경기력을 펼쳤지만 한국은 이날 유독 골대 불운이 따랐다. 전반 14분 조규성의 기습적인 중거리슛이 골대를 맞고 나왔고, 전반 종료 직전 손흥민이 하프라인부터 돌파해 수비수 3명을 제치고 때린 슈팅마저 골대가 토해냈다. 손흥민의 득점 실패 후 벤투 감독은 아쉬움에 물병을 차기도 했다. 이어 후반 28분 손흥민의 헤딩슛마저 또 골대를 맞고 나왔다. 이날 한국의 슈팅 중 3개가 골대를 맞으며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한국은 슈팅에서 21대 4, 유효슈팅에서 6대 1로 앞서며 완벽하게 UAE를 제압했다. 그렇기에1대 0이란 결과가 아쉬울 따름이었다.
경기 후 벤투 감독은 “선수들이 보여준 경기력도 좋았다”라면서 “득실차가 더 컸어야 한다. 원하는 만큼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양=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