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이하 주택 문의 전화, 많이 줄었어요”...정부 ‘약발’ 먹혔나

“1억원 이하 주택 문의 전화, 많이 줄었어요”...정부 ‘약발’ 먹혔나

저가주택 거래 활발하던 원주·시흥 등
"9월말, 10월초부터 저가주택 매수문의 뚝 끊겨"
"은행 대출 조이면서 매수문의 줄어들어"

기사승인 2021-11-18 06:00:02
쿠키뉴스 DB

정부가 투기 정황을 보이는 1억원 이하 주택거래에 대해 전수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부동산 시장 현장에서 1억원 이하 주택 문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정부의 전수조사 보다는 은행이 대출을 조이면서 문의가 줄어들었다는 응답이 많았다.

18일 국토부에 따르면 국토부 산하 부동산거래분석기획단은 지난해 7월부터 올 9월까지 법인·외지인의 공시지가 1억원 이하 아파트(저가 아파트) 거래 24만6000건을 전수조사하고 있다. 최근 법인·외지인이 취득세 중과를 피하면서 부동산 차익을 챙기기 위해 저가아파트를 매집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영향이다. 

실제 지난해 7월부터 지난 9월까지 거래된 24만6000건의 1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중 법인과 외지인의 거래량은 40%를 넘어선다. 법인 6700여개가 2만1000건(8.7%)을 매수했고 외지인 5만9000여명이 8만건(32.7%)의 매수 계약을 체결했다. 법인은 평균 3.2건, 외지인은 평균 1.3건 매수한 셈이다. 

이에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21일 실태조사 의지를 밝혔고, 뒤이어 11월 10일 국토부가 전수조사를 공식화했다. 

여기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1~9월중 공시가격 1억원 이하 저가주택의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하반기 들어서는 일부 법인·외지인을 중심으로 업·다운계약, 명의신탁 등을 통해 저가주택을 매집하는 정황도 포착했다”면서 “시장교란행위는 유형·빈도·파급효과를 불문하고 끝까지 추적해 확인될 경우 수사 의뢰 등 엄중 조치하겠다”고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정부가 1억원 이하 주택을 두고 벌이는 투기행위에 대해 엄중조치 방침을 밝힌 이후 시장에서는 매수 문의가 급감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앞서 1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거래가 활발했던 경기 시흥, 강원도 원주, 경북 구미, 충북 청주 등의 현장에 17일 확인해본 결과 매수 문의가 끊기거나 줄었다는 대답이 대부분 이었다.

강원도 원주의 00단지 내 공인중개사는 “현재는 1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매수문의가 전혀 없다”며 “저가주택에 대한 매수세가 몰리던 시점은 지나갔다”고 말했다. 경기 시흥 배00의 공인중개사 역시 “지금은 1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전화 문의가 없다”고 일축했다.  

일각에서는 과거보다 빈도는 줄었지만 여전히 일부 매수 문의가 있다는 답변도 있었다. 충남 아산의 00 단지 내 공인중개사는 “전보다는 줄었지만 투자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꾸준히 연락을 한다”며 “지금도 간간히 매수 문의가 들어온다”고 전했다.

한편 현장의 공인중개사들은 은행들이 대출을 조이면서 1억원 이하 주택의 매수문의가 줄어든 것으로 답변했다. 앞서 농협은행은 지난 7월 가계대출 증가율(7.1%)이 정부 권고치(연 5~6%)를 넘어서자 8월 24일부터 일부 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이후 이러한 움직임은 9~10월 다른 은행으로 확산됐다. 

원주의 공인중개사는 “정부가 은행 대출을 조이면서 문의 전화가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경북 구미의 공인중개사도 “9월말, 10월초부터 문의가 끊겼다”면서 “은행 대출이 잘 나오지 않으면서 매수세가 사라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시장에 풀리는 돈이 줄고, 집값 상승폭이 둔화되면서 1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매수세가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전에는 신용대출 등을 받아 1억원 이하 주택을 매수하기 수월했는데 은행들이 대출을 조이면서 1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매수세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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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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