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가 상장을 위한 기업인수 합병(M&A)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가치 10조원을 목표로 수처리·폐기물 업체 인수에 이어 해상풍력발전 설비 기업인 ‘삼강엠앤티’의 경영권까지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SK에코플랜트는 친환경 기업이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적극적인 M&A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 나가는데 주력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이사회 결의에 따라 삼강엠앤티의 경영권 확보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약 3426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삼강엠앤티의 지분 31.83%(1629만6413주)를 인수하는 계약이다. 또한 삼강엠앤티가 발행하는 전환사채(CB)에도 약 1169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전환사채란 일정 기간 이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권이 부여된 채권을 말한다.
삼강엠앤티는 해상풍력터빈 하부구조물 제작기업으로, 1996년 설립돼 후육강관 및 조선, 플랜트 구조물들을 만드는 코스닥 상장사다. 신영증권 엄경아연구원은 “삼강엠앤티는 극동아시아 지역에서 진행되는 대형 해상풍력단지에 하부구조물을 대량으로 납품할 수 있는 업체 중 최대 규모의 업체”라고 설명했다.
SK건설에서 사명까지 변경한 SK에코플랜트는 현재 친환경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 중이다. 해상풍력발전 역시 친환경 재생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삼강엠앤티 경영권 확보 또한 사업 재편의 일환으로 보인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이번 삼강엠앤티의 경영권 확보를 통해 친환경 재생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해상풍력 발전시장을 선점해 나가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SK에코플랜트의 친환경 기업 전환은 볼트온(Bolt-on) 전략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전환은 지난해 9월 종합 환경 폐기물 업체 환경시설관리(EMC홀딩스)를 1조원에 인수하면서 첫 단추를 꿰었다. 이후 올해 건설폐기물, 의료폐기물, 사업장폐기물 처리 업체 9곳을 8000억원에 인수했다. 1년도 안되는 기간 동안 기업 10곳을 인수합병한 상황이다.
여기에 친환경 기업 전환의 또 다른 축인 에너지 분야 강화를 위해 지난 9월 연료전지 제고이벙니 블룸에너지에 3000억원을 지분투자했으며, 이번에는 해상풍력발전 설비 기업 ‘삼강엠앤티’의 경영권까지 확보하는 데 이르렀다.
SK에코플랜트는 이를 통해 2023년까지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8500억원 규모로 키우고 기업공개(IPO)를 통해 기업가치 10조원의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EBITDA는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으로,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이다.
이를 위해 SK에코플랜트의 사령탑에 볼트온 전략을 진주지휘한 박경일 대표가 9월 신규선임됐다. 친환경 사업과 거리가 있는 플랜트사업부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플랜트 사업부는 약 4500억원에 이음프라이빗에쿼티(PE)·미래에셋증권 컨소시엄에 매각될 전망이다. 매각자금은 사업 구조 재편에 활용될 예정이다.
다만 기업가치 10조원을 향한 SK에코플랜트의 변화에도 풀어나가야할 과제는 남아있다. 인수한 기업들의 수익이 빠르게 성장해 기업가치 제고의 발판을 마련해줘야 하며, 계속되는 M&A로 떨어진 재무 안전성을 높이는 문제다. 신용평가업체 NICE는 SK에코플랜트에 대해 “최근 확대된 재무부담의 주요 원인이 환경사업에 대한 투자에 있는 만큼 향후 동 사업에서의 사업성과가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삼강엠앤티 매출 3조원 회사로 성장할 것”
증권가에서는 SK에코플랜트의 삼강엠앤티 경영권 인수로 삼강엠앤티의 매출이 2017년 3조원까지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M&A에 따라 “삼강엠앤티는 5000억원을 투자해 기존 28만평에 50만평의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생산기지를 추가한다”며 “해상풍력, 수소, 리싸이클·폐기물 사업을 3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SK에코플랜트가 공급부족이 심한 하부구조물 제조 기지를 확보함에 따라 SK그룹의 그린수소 사업에도 시너지가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하부구조물을 삼강엠앤티 수준으로 제작할 수 있는 업체는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증설은 곧 수주로 연결된다”며 “따라서 증설이 완료되는 2024년 하반기부터 실적 증가가 본격화돼 2025년 최대 1조4000억원(기존 1조원), 2027년 3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