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방과후 설렘’으로 글로벌 걸그룹 육성에 도전장을 내던졌다. 이미 지난 9월부터 프리퀄 프로그램 ‘등교전 망설임’으로 예열을 마쳤다. 타 오디션과 달리 심사위원이 담임선생님을 맡아 참가자를 직접 지도하고 육성하는 등 차별점을 뒀다. 그룹 핑클 옥주현과 소녀시대 유리, 댄서 아이키, (여자)아이들 소연 등이 담임선생님으로 나섰다. 연출은 Mnet ‘프로듀스101’ 시리즈를 기획·제작한 한동철 PD가 총괄한다. 옥주현, 아이키, 소연과 강영선 CP, 박상현 PD는 25일 서울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프로그램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권유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행사에 불참했다.
△ “‘등교전 망설임’은 순한 맛, ‘방과후 설렘’은 매운맛”
‘방과후 설렘’은 오디션 프로그램 최초로 프리퀄 방송부터 선공개하는 등 독특한 프로모션을 가졌다. 프리퀄 ‘등교전 망설임’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참가자를 직접 관리해 화제가 됐다. 이외에도 심사위원이 담임선생님을 겸하고 참가자를 나이별로 1~3학년으로 나누는 등 기존 오디션과 차별화를 꾀했다. 학년 대항전과 합동 무대 등 다양한 과정을 거쳐 최종 7인을 선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당초 83명이던 참가자는 현재 40명까지 추려졌다. 강 CP는 “오프닝 무대의 킬링 파트를 출연자 전원에게 주는 등 공정한 기회를 마련하고자 했다”면서 “오디션 장르 특성은 벗어나지 못해도 모두가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른바 ‘악마의 편집’으로 불리는 자극적인 연출도 암시됐다. 박 PD는 “‘등교전 망설임’이 순한 맛이라면 ‘방과후 설렘’은 매운맛”이라고 소개했고, 소연 또한 “서바이벌만 4번째인데 이번 프로그램이 정말 맵다고 느낀다”고 덧붙여 궁금증을 키웠다.
△ “서바이벌 참가자에서 심사자로… ‘너희도 당해보라’는 마음”
화려한 심사위원 라인업도 눈길을 끈다. 박 PD는 “연습생들에게 멘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톱 아이돌 출신으로 판을 짰다”면서 “아이키는 프리퀄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이 실제 선생님처럼 따라서 본편에도 섭외했다”고 설명했다. 옥주현은 단체 채팅방을 마련해 참가자들을 세심히 관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선배이자 엄마의 마음으로 내 시간을 ‘올 인’하고 있다”고 자부했고, 소연은 “서바이벌과 아이돌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참가자들에게 전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키는 최근 자신이 출연한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언급하며 “참가자들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너희도 당해보라’는 마음이 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들은 “발전 가능성을 심사 기준으로 뒀다”고 입을 모으며 “기준은 모두가 다르겠지만 최대한 공정하게 평가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 “MBC만의 프로젝트 아냐… 일본 활동 후 빌보드 진입이 목표”
최근 MBC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부진을 기록한 만큼 ‘방과후 설렘’에도 우려가 쏠렸다. 현재 방영 중인 남자 아이돌 육성 프로젝트 ‘극한데뷔 야생돌’은 0%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서 참패했다. 제작진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새로운 포맷을 개발하는 데에 역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강 CP는 “MBC가 예능에선 킬러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으나 아이돌 오디션에선 신생아 수준”이라면서 “K팝이 세계적 현상이 된 만큼 강력한 콘텐츠 메이커인 MBC가 아이돌 육성에 성공한다면 K팝 확산에 더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동철 PD가 설립한 신생 제작사 펑키스튜디오, 포털 사이트 네이버와 MBC가 합작해 이뤄진다. ‘등교전 망설임’을 통해 일본에서도 러브콜을 받은 상태다. 박 PD는 “목표는 빌보드지만 국내에서의 성공이 첫 발판이라 생각한다”면서 “국내 및 일본 활동 후 빌보드에 진입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옥주현은 “봐달라는 말은 않겠다.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부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쳐 기대감을 더했다. 28일 오후 8시20분 첫 방송.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