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직능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김성태 전 의원이 직을 내려놨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임명한지 이틀 만이다. 딸의 ‘KT 특혜 채용 논란’이 불거지자 청년층의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본의 아니게 제 일신상의 문제로 당과 후보에 누를 끼치게 되는 것은 아닌지, 깊은 고민 끝에 직능총괄본부장의 소임에서 물러나 선당후사의 자세로 우리당의 승리를 위해 결연히 백의종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감사하게도 후보께서 어제 저에 대한 신임을 확인해주신 바 있지만, 제 문제가 대선가도에 조금이라도 누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충정으로 이같은 결심에 이르게 되었다는 점을 깊이 혜량하여 주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특히 20‧30대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는 “무엇보다 저로 인하여 상처받으셨을 2030 우리 청년세대에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딸의 KT 채용 청탁 의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1심에서 무죄, 2심에서 유죄를 받고 대법원 재판 중이다.
윤 후보는 김 전 의원이 민주당으로부터 ‘드루킹 특검’을 받아내는 등 대여투쟁력을 높이 평가해 25일 직능총괄본부장에 임명했다. 윤 후보는 그의 ‘딸 특혜채용 논란’이 불거졌음에도 임명을 철회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선대위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26일 “유무죄가 확정이 안 난 상태에서 그만두는 걸 고려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공정’에 민감한 청년층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김 전 의원이 여론이 악화되기 전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여권은 공세에 나섰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27일 서울 민주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후보가 기어이 취업비리 범법자 김성태를 선대위 본부장에 앉히려는 모양”이라며 “자당의 당규까지 왜곡하는 온갖 거짓말로 취업청탁 범법자를 비호하는 모습에 청년들의 가슴은 또 한 번 무너진다”고 꼬집었다.
정의당 선대위 김지수 청년대변인 역시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수많은 청년의 시간과 노력을 기만하는 인선”이라며 “청년들은 윤 후보에게서 공정한 세상과 희망찬 미래를 조금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진정으로 청년의 미래와 희망을 위한 일이 무엇인지 숙고하길 바란다”고 질타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