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영 중인 사극 드라마가 시청률을 견인하고 있다. SBS 퓨전 사극 ‘홍천기’를 시작으로 KBS2 ‘연모’와 MBC ‘옷소매 붉은 끝동’이 흥행 배턴을 이어받았으며, KBS1 대하 사극 ‘태종 이방원’과 KBS2 ‘꽃 피면 달 생각하고’가 다음달 방송을 앞두고 있다. tvN ‘어사와 조이’도 호평 속에 방영 중이다.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건 ‘옷소매 붉은 끝동’이다. 1회 시청률 5.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며 회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고 있다. 27일 방송된 6회는 평균 9.4%, 순간 최고 10.3%까지 치솟았다. 닐슨 통계에 따르면, 시청률 집계 가구 중에서 약 169만6000명이 ‘옷소매 붉은 끝동’ 6회 본 방송을 봤다. 동 시간에 방송된 타 방송사 프로그램 시청자 수가 각각 100만명대 초반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기록한 시청률과 시청자 수 모두 동 시간대 1위다. 정조와 의빈 성씨의 실제 이야기에 기반을 둔 팩션 사극이다. 같은 날 방송을 시작한 경쟁작 SBS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에 밀려 동 시간대 2위에 이름을 올렸으나, 그림 같은 영상미와 배우들의 호연으로 입소문을 타며 5회부터 역전에 성공했다.
‘연모’도 꾸준히 월화드라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청률 정체기를 겪던 ‘연모’는 동 시간대 경쟁작 ‘홍천기’ 종영 후 7%대로 상승해 지난 22일 방영된 13회에서 10% 고지를 점령했다. 후반으로 치달으며 전개에 힘이 붙는 모습이다. 시청률뿐만 아니라 글로벌 OTT 넷플릭스에서도 일일 순위 상위권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주에는 넷플릭스 전 세계 TV 프로그램 시청 순위에서 9위를 차지했다. ‘어사와 조이’는 4~5%대 시청률을 지키며 고정 시청 층을 확보했다. 특유의 밝고 유쾌한 분위기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들의 열기는 또 다른 사극이 잇는다. KBS는 ‘연모’ 후속으로 새 월화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를 편성했다. 배우 유승호와 이혜리가 출연한다. 이외에도 5년 만에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을 선보인다. 배우 주상욱과 김영철이 이방원, 이성계 역을 각각 맡아 고려 말 조선 초 격동기를 그린다. 내년에는 KBS2 ‘붉은 단심’과 tvN ‘잠중록’ 등 팩션 사극이 편성됐다.
사극은 높은 제작비에 비해 PPL에 한계가 있는 등 제작이 쉽지 않은 장르로 통한다. 하지만 시청자를 광범위하게 포섭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MBC ‘허준’·‘대장금’부터 SBS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 등 꾸준히 한류를 이끌기도 했다. 글로벌 OTT 시대에는 그 파급력이 더 막강하다. 연타 흥행 중인 만큼 사극 열풍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