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싱논란 속 이준석 “여기까지” 與 “화날만 해…무례한 윤석열 탓”

패싱논란 속 이준석 “여기까지” 與 “화날만 해…무례한 윤석열 탓”

강훈식 “李는 할 만큼 했다”
김재원 “그렇게 심각한 내용인 것 같진 않다”

기사승인 2021-11-30 11:55:18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 사진)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 대표 패싱 논란’이 심화하는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예정됐던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전날 밤 의미심장한 글을 남긴 지 몇 시간 만이다. 일각에선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 또는 당대표직 사퇴를 포함한 중대 결심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29일 밤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약 50분 후에는 ‘^_^p’ 모양의 이모티콘을 올렸다. p는 엄지를 거꾸로 내린 모양이다. 다음날 이 대표는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면서 사퇴설에 불을 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사퇴 고민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참석이 예정됐던 한 언론사의 창간 기념 행사에 불참한다고 출입기자단에 공지했다. 당대표 일정이 당일 행사가 임박한 상황에서 취소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아울러 이 대표의 이날 이후 모든 공식 일정이 취소됐다고도 알렸다.

이 대표는 전날 윤 후보의 충청 방문 일정에 자신이 동행한다는 사실을 언론 보도 후 인지했다며 불쾌감을 표했다. 그는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저는 어제 언론에 나오기 전까지 충청에 가자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당대표 이전에 제 일정이지 않나. 제 일정이 가득하기 때문에 조정을 할 수 없다. 전날 이렇게 언론을 통해서 알게 되면”이라고 했다.

‘패싱 논란’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못 들었기 때문에 이준석 패싱이고 두 번째는 이준석이 후보 일정에 협조 안 한다, 이렇게 이간질하려는 사람들이 있을 것 아닌가”라며 “제 입장에서는 황당하다. 이게 그런데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경기대 이수정 교수의 공동선대위원장 인선도 이 대표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당 안팎에서는 비판이 제기됐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대표가 화날만 하다. 대표 패싱이라는 게 아주 무서운 것”이라며 “이 대표는 할 만큼 했다. 후보에게 자리 다 내주고, 본인은 대표 직함 내려놓고 홍보본부장 하는 것은 백의종군과 진배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의 정치 행보도 꼬집었다. 강 본부장은 “윤 후보가 본인의 정치력이나 리더십을 못 보여주고 있다는 단점을 노출했다”며 “2주 동안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모시지도 못했고 직접 찾아갔지만 결과도 없다. 게다가 이 대표, 홍준표 의원의 마음도 얻지 못한 것은 정치적 리더십 부재를 노출한 것”이라고 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도 가세했다. 그는 이날 자신이 만든 청년 플랫폼 질의응답 코너인 ‘청문홍답’에서 ‘이준석 대표가 금일 일정을 취소하고 고심에 들어갔다고 한다는 질의에 “당대표를 겉돌게 하면 대선을 망친다”고 우려했다. 

이어 “당대표가 상임 선대위원장이 돼 대선을 치뤄야 하는데 이상한 사람들이 설쳐서 대선캠프가 잡탕이 됐다”며 “벌써 자리싸움이나 하니 참 한심하다”고 날을 세웠다.

다만 상반된 평도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대표의 게시글에 대해 “그렇게 심각한 내용인 것 같진 않다”며 “이 대표가 어쨌든 선대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고, 대통령 선거를 지휘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김 최고위원은 “자신의 역할은 정말 열심히 하시는 분인데, 선대위를 그만둔다거나 선거에 대해서 다른 생각이 있다든가 그런 이야기는 아니라고 본다”며 “선대위가 제대로 완벽하게 짜져서 역할을 하고 있지는 못해서 빚어진 초기의 차질”이라고 주장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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